국내 정유업계가 탈정유를 추진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해 고유가 수혜를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업계가 탈정유 사업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S-OIL,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 4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에너지 실적 비중이 큰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은 지난해 매출 52조5817억원, 영업이익 3조3911억원을 거뒀다. S-OIL은 매출 42조4460억원에 영업이익 3조4081억원,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34조9550억원에 영업이익 2조7898억원, GS칼텍스는 매출 58조5321억원에 영업이익 3조979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4개 기업 모두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정유업계의 실적 상승 배경으로는 고유가가 꼽힌다. 지난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는 100달러 안팎을 기록했다. 한때 13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의 재고평가 이익으로 연결돼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다. 과거에 구매했던 재고의 값이 뛰면서 차익만큼 이익으로 집계되는 것이다.

정제마진 개선도 정유사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이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5달러 안팎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9월과 10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간 5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6월에는 30달러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정유업계가 정유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뒀으나 되레 신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탄소중립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탄소 배출이 큰 정유사업만 영위할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제 정세 등 외생변수에 취약하다는 점도 신사업 확대 배경이다.


SK에너지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함께 도심형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확산 및 친환경 수소 융복합 사업에 힘을 쏟는다. 주유소 등 주요 고객접점과 유휴 국공유지를 복합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구축에 활용한다는 게 골자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태양광·연료전지 등 분산 전원을 이용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차 충전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친환경 전기·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 시스템 '트라이젠' 기반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도 진행한다.

S-OIL은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함께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활용 사업에 나섰다. 기존 공장 연료를 수소로 전환하고 생산 공정에 청정수소를 투입하는 게 핵심이다. 수소 연료전지 전문기업 FCI와 연구·개발(R&D)협업도 추진한다. S-OIL은 수소, 연료전지, 플라스틱 재활용 등 신사업 분야에 진출해 회사의 지속성장을 견인한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식물자원을 원료로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고 GS칼텍스는 한화솔루션·삼성물산·동서발전 등과 함께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