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리투아니아 피아니스트 소나타 주보비에네와 로카스 주보바스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연주하는 모습. /사진=김태욱 기자

"듀오 연주 비결? 서로에 대한 믿음이죠."

리투아니아 피아니스트 소나타 주보비에네(여)와 로카스 주보바스(남)가 리투아니아 독립 105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1918년 2월16일 제정러시아로부터 독립했다.


듀오 피아니스트이자 부부인 이들은 이날 저녁 7시30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주한리투아니아대사관 주최로 열린 리투아니아 독립 10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듀오 주보바스 피아노 콘서트 : 울려 퍼지는 색채의 바다' 연주로 성당을 수놓았다. 바다를 주제로 한 '울려 퍼지는 색채의 바다'는 사계절 각기 다른 바다의 아름다움을 3개의 악장에 담은 교향곡이다.
사진은 리투아니아 피아니스트 소나타 주보비에네(오른쪽)와 로카스 주보바스. /사진=김태욱 기자

연주는 이날 저녁 9시20분까지 약 1시30분 동안 이어졌다. 하나의 피아노를 동시에 연주하는 '듀오 피아니스트'인 이들 부부는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빠른 박자의 곡도 편안히 연주해 관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연주회가 끝난 후 머니S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보바스는 "듀오 연주는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핵심"이라며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 실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듀오 연주는 스케이트와 비슷하다"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보비에네도 듀오 연주의 핵심으로 '믿음'을 꼽았다. 그는 "우리 부부는 34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게 됐다"며 "남편에 대한 신뢰가 크다. 34년간 누적된 신뢰가 오늘날 연주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같은 멋진 국가에서 연주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리투아니아 시민권 받은 박칼린 "잊지 않을게요"

이날 행사에서는 공연연출가 박칼린 감독(오른쪽)이 리차르다스 쉘레파비치우스 주한 리투아니아 대사로부터 리투아니아 여권을 받았다. /사진=김태욱 기자

"너무 떨려요. 감사합니다. 잊지 않을게요."


이날 행사에는 뜻밖의 인물도 참석했다. 공연연출가 박칼린 뮤지컬감독이다. 그는 이날 리차르다스 쉘레파비치우스 주한 리투아니아 대사로부터 '리투아니아 여권'을 받았다.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리투아니아 시민권을 신청한 상태였다.

박칼린 감독은 "평소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 올랐지만 오늘처럼 떨린 적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귀한 자리를 마련해준 주한 리투아니아 대사관 관계자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한다"며 "평생 오늘의 멋진 기억을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여권을 받아든 박 감독은 "리투아니아는 소중한 국가"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쉘레파비치우스 대사는 21일 머니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칼린 감독의 어머니는 5세에 리투아니아를 떠났다"며 "당시 수많은 리투아니아 국민이 소련의 억압을 피해 독일과 오스트리아, 미국 등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리투아니아 정부는 단 한번도 그들을 잊은 적이 없다"며 "박 감독은 항상 리투아니아의 소중한 일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감독이 증명하듯 한국과 리투아니아는 결코 먼 이웃이 아니다"며 "양국은 대단히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폐허 속에서 일어서 오늘날 선진국으로 거듭났다"며 "리투아니아도 과거 소련 지배 체제 하에서 고초를 겪었으나 오늘날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제 연주곡의 주제가 '바다'라는 점 또한 특별하다"며 "바다는 리투아니아와 한국을 잇는 다리"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양국 관계가 바다라는 다리를 통해 더욱 깊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