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키트가 처치 곤란의 존재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2만원대서 300원대로… 무너진 코로나 진단키트 가격
②한땐 K-바이오의 핵… 진단기업 호시절 지났다
③"다시 시작이다"… 엔데믹 활로 찾는 진단기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에 K-방역의 한 축이던 진단키트가 처치 곤란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공급은 많은 반면 유행이 잦아들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다. 진단키트를 판매하는 온라인 업체들은 최저가 전쟁에 돌입했다. 검사 1회당 300원대의 진단키트도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다. 2022년 초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로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진 것과는 딴판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온라인 유통 가격이 무너졌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 '아이큐 코로나19 항원 홈 테스트 2개입' 최저 가격은 740원이다. 1회 검사당 370원 수준이다. 지난 7일 같은 제품의 최저 가격은 940원이었으나 일주일 만에 200원 더 떨어졌다.

이외에 ▲웰스바이오 코로나19 항원 홈테스트 2개입 1900원 ▲레피젠 코로나19 항원 자가 검사키트 2개입 2010원 ▲엑세스바이오 코로나19 항원 홈 테스트 2개입 2400원 ▲수젠텍 코로나19 항원 자가 검사 2개입 2900원 ▲젠바디 코로나19 항원 자가 검사 키트 2개입 2990원 등이다. 1회 검사당 950~1495원 사이로 편의점(5000원)이나 약국(5000~6000원) 판매가와 차이를 보인다.

2022년 초 코로나19 진단키트 가격은 유행 여파로 치솟았다. 2022년 2월 한때 온라인 유통채널에선 1회 검사당 2만6000원대의 제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당시 일선 약국이나 편의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진단키트를 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던 진단키트 가격이 1년 새 5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엔데믹 여파로 진단키트 온라인 유통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월14일 에스디바이오센서 '아이큐 코로나19 항원 홈 테스트 2개입'의 최저 가격은 740원을 기록해 일주일만에 200원 더 하락했다. 인포그래픽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 판매 가격./그래픽=이강준 기자

1년 새 50분의 1 수준으로 폭락… 진단기업 실적 반토막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온라인 저가 공세는 확진자 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높아진 백신 접종률 덕분에 확진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급감했다. 지난 1월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등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이 본격화한 가운데 진단키트를 활용해 호흡기 증상과 코로나19 확진을 구분할 이유도 퇴색됐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진단키트 판매량도 줄었다. 약국현장 데이터 분석 서비스 케어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월 약 400개의 약국에서 진단키트 4만6186개를 판매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집계기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2월(69만3504개)과 비교하면 약 93%나 줄어들었다. 서울 동작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수요가 줄어든 지 꽤 됐다. 아예 안 팔리는 날도 많다"며 "앞으론 진단키트를 들여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판매 상황도 마찬가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단키트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매입 정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약 400개의 약국에서 진단키트 4만6186개가 판매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집계기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약 93% 줄어든 수치다. 인포그래픽은 약국현장 데이터 분석서비스 업체 케어인스이트가 조사한 회원 약국의 월별 진단키트 판매 추이./그래픽=이강준 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진단키트를 대량 매입한 온라인 유통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370원짜리 진단키트가 온라인에 등장한 것은 마진이 남지 않더라도 확보한 물량을 빠르게 소진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진단키트의 온라인 유통 가격 하락이 예정된 수순으로 본다. 수요는 줄어드는 데 반해 공급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13개 업체의 14개 진단키트 제품이 허가됐다. 코로나19 재유행이 거듭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진단키트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진단키트 가격 하락은 진단업체들의 실적 감소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매출 1조3303억원, 영업익 4714억원을 올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5.4%, 64.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4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면서 코스피 상장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