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변호사. / 사진=뉴시스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자진 사퇴했다. 아들의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 처분 사실과 피해자를 상대로 한 집요한 소송 기록이 공개되며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된 탓이다.

정 변호사는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변호사는 지난 24일 국수본부장에 임명됐다. 국수본은 3만명 규모의 전국 수사 경찰을 지휘하는 경찰 수사의 최고 조직이다.

하지만 정 변호사의 국수본부장 임명 이후 정 변호사의 아들이 과거 고등학교 재학시절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군은 2017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해 동급생에게 욕설과 출신지역 비하를 비롯한 폭언 등으로 8개월 간 언어폭력을 가했다.


이로 인해 피해학생은 극심한 불안과 우울을 겪었고 내신성적도 하락하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던 피해학생은 이듬해 3월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정군은 결국 2018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 측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대법원까지 갔지만 모두 패소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이후 명문대 진학했지만 피해학생은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려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된 이후 야권은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 사건을 현실판 '더 글로리'에 비유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피해자를 상대로 끝까지 소송을 진행한 점을 지목하며 정 변호사 역시 가해자라고 맹비난했다.

이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등 여권 일각에서도 정 변호사를 비판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결국 정 변호사는 자진 사의를 결정했다.

정 변호사는 "먼저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하고 저희 가족 모두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정 변호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당연하다"며 "그는 그저 학교 폭력을 저지른 학생의 아버지가 아니라 소송을 통해 피해 학생을 극한 상황으로 밀어 넣은 가해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거듭되는 인사 참사에 대해 사과하고 인사 검증 라인을 문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