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1500만 시대에 가입률 고작 0.8%… "펫보험 왜 안드시개?"
② "병원비 부담 느는데" 반려인 맞춤 카드·예적금 혜택은 미미
③ 금융권, '펫심' 잡기 위한 활성화 방안은?


국내 반려인구 1500만명 시대가 열리며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한 금융상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과도기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잠재된 성장 가능성을 끌어올려 전환기를 맞이하기 위해선 법·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전 세계서 "멍멍, 냥냥"… 2027년 3500억달러까지 큰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펫케어 시장 규모는 연평균 6.1%씩 성장해 오는 2027년 35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반려동물에 돈, 시간을 아끼지 않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는 데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고 자녀 보다 동물과 함께 사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성장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펫케어 시장의 비중을 구분하면 ▲펫푸드 37% ▲금융서비스 등 기타 35% ▲일반용품 28% 순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금융서비스 중 특히 펫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펫보험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평균 13.3% 성장해 2027년이면 121억달러까지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펫보험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곳은 스웨덴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수준을 뜻하는 보험침투율은 스웨덴이 40%로 이외 유럽 대다수 국가는 두 자릿수에 달하는 펫보험 보험침투율을 기록 중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유럽에 이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북미다. 미국의 펫보험 침투율은 현재 2.5%에 머물고 있지만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 시장이 활성화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동물병원협회와 수의사회가 반려동물의 연령대와 질환별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발판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집 뽀삐와 행복하게 살려면… "금융사 노력, 당국 정책 필요"

국내도 미국 못지않게 반려동물 인구가 많지만 펫보험 및 반려동물 금융시장 성장 속도가 더딘 이유로는 각 금융사별 상품 차별성이 부족하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목된다. 실제 현재 시장에 나온 반려동물 특화 신용카드는 카드별 할인율이 상이할 뿐 카드별 특화된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렵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특화카드는 일반 카드상품과 비교해 타깃이 분명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입자가 적고 가입자가 갑자기 눈에 띄게 늘어난다거나 하는 상품군은 아니다"며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반려인을 겨냥한 카드상품 출시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출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별 경쟁력 제고에 대한 고민 외에도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반려동물 진료비용 체계가 비표준적이고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커 합리적인 보험료, 보상한도 산출은 물론 신상품 개발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행 반려동물등록제도 역시 펫보험 활성화를 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보험 가입 시 개체 식별 및 연령 판별에 활용될 수 있는 반려동물의 내장형 등록률은 50% 수준에 정체됐다. 반려동물보험 가입 시 요구되는 반려동물의 사진만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려워 자칫 보험계약자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보험 보험금 청구전산화 시스템도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반려동물보험 보험금 청구는 동물병원에서 발급받은 영수증을 보험가입자가 보험회사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 과정에서 동물병원의 과잉진료나 보험금 누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물병원별로 상이한 질병명·진료행위의 명칭·코드를 표준화하고 이를 동물병원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하는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소액단기전문 보험업을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플레이어의 펫보험 진입을 유인하고 경쟁을 촉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