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사진=뉴스1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자들이 빚 상환에 나서고 신규 대출을 받은 이들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20조원 이상의 시중자금은 대기성 성격이 짙은 요구불예금으로 몰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85조4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3조1972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12조7857억원으로 전월 대비 572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113조4865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2조1382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 이후 15개월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9030억원 줄어든 128조5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개월 연속 감소인 동시에 감소폭도 전월(1조5688억원) 보다 확대됐다.

금리 상승으로 전세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대출을 상환하고 전세를 월세로 돌린 서민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889조8045억원으로 전월보다 19조7464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3조4506억원 증가한 815조7006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기예금 금리가 5%대에 진입했던 지난해 11월에는 한달만에 19조710억원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감소한 바 있다.

정기적금 잔액은 37조3220억원으로 전월보다 4853억원 늘었다.

저원가성 예금으로 꼽히는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09조1534억원으로 전월보다 20조5503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단기자금이 유입되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암호화폐와 증시 부진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요구불예금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