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중국의 국정 기조가 공개되는 최대 정치행사 양회가 지난 4일 개막해 9일 동안의 여정에 돌입했다. 국정 자문기관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이 이날(4일) 먼저 시작한 뒤 5일에는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로 이어진다.
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왕차오 대변인은 전인대 연례회의 개회를 하루 앞두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는 사적 이익을 위해 국제법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국내법의 역외 적용을 남용하고 외국 단체와 개인을 마구 탄압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핵심이익 훼손과 주권 및 영토 완전성 침범을 용납하지 않으며 중국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치는 행위나 중국 국민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우리가 법률에 관련 규정을 만들어 단호히 반격하는 것은 정당하고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왕 대변인은 이어 대유럽 관계에 대해 질문받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등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한 사실을 소개하며 "중국과 유럽 사이에는 근본적인 전략적 불일치나 충돌이 없으며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오랫동안 축적된 협력 기반이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중국은 항상 유럽을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로 간주하고 EU의 전략적 자주성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양회는 중국이 한해 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그리는 자리인 만큼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제 정책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왕 대변인은 총 2977명의 전인대 의원이 베이징에 모일 것이며 이번 회의에서 전인대 상무위원회,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의 연간 업무보고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앙 및 지방정부 예산에 대한 연간 계획 초안을 심의하고, 입법법 개정 초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무원 기구 개혁안, 국가기구 구성원 임명 및 결정 등도 중요 의제다.
특히 이번 전인대에서는 국방비 예산을 얼마나 많이 증액할지도 주목된다. 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중국군 현대화는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비 예산은 5일 전인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됨과 함께 발표되는 국가 예산에서 공식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최근 몇 년 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국방비 예산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1조4500억 위안(약 273조5000억원)으로,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다.
국방비와 함께 관심을 끄는 의제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다. 리커창 총리는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업무보고 발표와 함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를 5% 이상으로 설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중국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정책 입안자들이 세계적인 하락세 속에서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5% 이상의 성장 목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3%로, 목표치였던 5.5%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연말 중국을 휩쓴 코로나19 대규모 확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