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대규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증권사의 위험부담률이 높은 매입확약형 비중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중소형는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수준의 매입확약형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어 자본적정성 악화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PF 대출 관련 증권사의 우발채무' 보고서를 발표, 국내 다수의 증권사가 부동산 PF 대출의 유동화 과정에서 신용보강을 제공함으로써 20조9000억원 상당의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대출에 관한 증권사의 우발채무는 유동화증권에 대한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통상 유동화증권은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신용보강이 추가된다. 신용보강 유형으론 증권사가 미매각 위험을 주로 부담하는 매입보장형과 미매각 위험뿐만 아니라 신용위험까지 부담하는 매입확약형으로 나뉜다. 매입확약은 매입보장에 비해 위험부담이 크기에 증권사가 취득하는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 PF 대출 관련 증권사의 우발채무는 20조9000억원 상당이었다. 이중 매입확약은 19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94.2%를 차지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 우발채무는 12조4000억원으로 중소형 증권사(8조4000억원)보다 약 4조원가량 많다. 중소형사가 보유한 우발채무 규모는 대형사보다 작지만, 매입확약 비중은 약 98.7%(8조3000억원)로 대형사의 약 91.7%(11조4000억원)를 상회한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가 보유한 우발채무 중 매입확약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증권사가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된 신용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며 "시공사 부실, 미분양 확대, 입주포기 증가 등에 따른 신용사건 발생 시 증권사의 우발채무가 확정채무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특히 중소형 증권사는 우발채무의 상당부분이 고위험군 부동산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어 신용위험이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중소형 증권사 중 일부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규모가 과도하게 큰 것으로 나타나 신용위험이 현실화되면 자본적정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7개 중소형사는 평균적으로 43.8%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을 기록했다. 해당 비중이 60%대인 중소형사는 3개, 90%를 넘는 중소형사는 2개인 것으로 파악된다.
박 연구위원은 "고금리, 경제성장 둔화, 부동산 침체 등 환경이 지속될 시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로 고위험군 유동화증권에 대한 우발채무를 집중 보유한 중소형 증권사의 재무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