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정해진 연차휴가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이른바 '연차 갑질'을 당하는 직장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휴가 관련 갑질 제보 229건 중 96건(41.9%)은 '연차휴가 제한'에 관한 내용이다. 법으로 보장된 연차휴가를 전부 주지 않는 식의 '위법한 연차휴가 부여'가 43건(18.8%), '연차수당 미지급'이 30건(13.1%) 등으로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 측은 "대다수 노동자가 연차휴가를 쓰고 싶을 때 쓰지 못한다"며 "하루 휴가도 눈치 보이는데 한 달 장기휴가를 어떻게 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 제보자는 "연차를 쓰는 데 상사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한다"며 "연차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하니 '어느 직장에서 연차를 다 쓰냐'고 묻더라"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상사가 연차를 승인했다가 '내일 내 기분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번복하더니 결국 반려했다"고 밝혔다. 연차를 쓸 수 없는 이유를 묻자 "'안마를 해보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보자는 상사와 다투고 싶지 않아 안마를 해줬다며 "하지만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냈다"고 덧붙였다. 결국 해당 제보자는 연차휴가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갑질119는 "주 52시간 상한제마저 제대로 안 지켜지고 법정 연차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법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할 때 몰아서 노동자를 쓸 수 있는 '과로사 조장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휴가를 모아 '한 달살이'를 가라고 하지만 한 달짜리 휴가가 발생하려면 최소 117시간 연장근로를 해야 한다"며 "하루 12시간씩 30일 일하거나 10시간씩 60일을 일해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