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소청과의사회)가 소아청소년과(소청과) 폐과를 선언했다.
소청과의사회는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아픈 아이를 고쳐 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오늘자로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소청과 의사들은 그동안 저출산 흐름 속에 소청과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진료비 수가는 30년 동안 동결돼 적정 수입을 올리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입원·진료수가를 2배 올리는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여기에 최근 3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여파로 진료량이 급감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의사가 소아과를 기피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정부 정책 잘못이다"며 "관련 부처는 필요한 어떤 재원도 아끼지 말고 지원하라" 등의 발언을 해 소청과 의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소청과의사회는 이후 보건복지부(복지부)가 발표한 정책에 대해 소청과 의료 인프라 구축과 지원율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지난 2월 중증 소아환자를 담당하는 어린이 공공진료센터와 24시간 소아환자에 대응할 수 있는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를 각각 4곳씩 늘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최근 로타바이러스 장염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편입되면서 일반 소청과 의원의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주도하는 국가예방접종사업 시행비는 14년째 제자리걸음이거나 100원 단위로 오르는 데 그쳐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청과의사회에 따르면 소청과를 전공한 인턴들의 수입이 일반의(의대를 졸업하거나 의전원을 수료한 후 의사 국가고시를 합격한 의사면허 소지자)보다 수입이 적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난 5년간 소청과 의원 662곳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소청과 의사들은 더 이상 아이들 건강 돌봐주는 일을 하지 못하게 돼 한없이 미안하다는 작별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폐과 선언이 소청과 진료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소청과의사회 관계자는 "소청과만을 진료과목으로 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면서 "소청과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은 일반의로서 다른 진료과목을 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