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B마트를 퀵커머스를 넘어 신사업 검증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음식배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상품과 가격 정책, 배송 서비스는 물론 물류 기술까지 B마트에서 먼저 테스트한 뒤 확대하는 전략이다.
29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B마트의 올해 1~5월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주문 수와 거래액은 각각 30% 이상 늘었다. 자체브랜드(PB) '배민이지'의 상품 가짓수(SKU)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매출은 98% 성장했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 확대와 자체 상품 경쟁력이 맞물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배민의 주요 변화는 B마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PB를 시작으로 가격 정책, 배송 서비스, 멤버십까지 최근 선보인 변화는 대부분 B마트를 거쳤다.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면 소비자 반응과 운영 데이터를 축적한 뒤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배달과 장보기가 결합된 B마트가 소비자 반응과 운영 데이터를 가장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서다. B마트를 배민의 신사업 실험실로 보는 이유다.
가장 먼저 변화한 분야는 PB다. 배민은 지난해 배민이지 상품군을 가공식품 중심에서 신선식품과 생활용품까지 200종 이상으로 확대했다. 990원 균일가 상품을 선보이고 단독상품을 늘리며 PB를 개별 상품이 아닌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PB 경쟁력을 앞세워 장보기 수요를 끌어들이고 생활커머스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B마트에서 먼저 선보인 가격 정책은 퀵커머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배민은 고물가 기조에 맞춰 '도전 최저가 상품', '잽싼딜', '일일특가', '0원딜' 등을 잇달아 도입했다. 소비자 반응과 구매 데이터를 축적하며 전략을 정비하고 차별성을 확보했다.
물류와 배송 서비스 혁신은 B마트 테스트 중심축 가운데 하나다. 오전 6시 배송 서비스 '얼리오프닝'을 B마트에서 먼저 운영한 데 이어 자율주행 로봇배달도 B마트를 거점으로 도입했다. 배민은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일부 지역에서 B마트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B마트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중심으로 반경 1.5㎞ 이내 약 300개 건물에 평균 30분 안팎으로 상품을 배송했다. 같은해 5월부터는 서비스 범위를 1000여곳 이상으로 넓혔다. 상품과 가격뿐 아니라 배송 방식, 물류 기술까지 B마트에서 먼저 검증한 뒤 확대했다.
멤버십도 B마트와 연결했다. 배민은 배민클럽에 B마트 무료배달과 장보기 혜택을 포함하며 서비스 간 연계성을 높였다. 장보기 고객을 음식배달 이후 생활커머스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시장 환경은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온라인 유통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온라인 장보기가 유통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퀵커머스 경쟁도 치열해지는 추세다. 배민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B마트를 중심으로 생활커머스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배민B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식료품은 물론 생활용품과 전자제품까지 배달의민족 앱에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배민클럽 등 구독 서비스를 고도화해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