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검찰이 42시간의 조사 끝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입국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31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병주)는 직권남용과 군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로 조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관계자는 "자유총연맹회장선거 기무사 예산 여론 형성 등과 관련한 직권남용과 정치관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란예비·음모 등 혐의에 대해선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도피 생활 중이던 조 전 사령관은 지난 29일 오전 6시32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약 42시간에 걸친 조사 끝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 2017년 2월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직접 계엄령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의혹 등을 받는다. 지난 2016년 민간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관여한 혐의 등도 있다.

계엄령 문건 의혹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결과를 앞두고 비상계엄발동 및 조치 사항을 점검하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이 골자다. 해당 문건에는 탄핵 심판 이후를 가정해 계엄령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군대를 투입해 집회와 시위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국회와 언론을 통제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문건은 2018년 3월 기무사 직원을 통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4개월 후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군인권센터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며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한 시민단체가 조 전 사령관 등을 내란 예비음모 및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군·검합동수사단(합수단)이 설치돼 수사가 시작됐다.

지난 2017년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던 조 전 사령관은 합수단이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여권 무효화 조치까지 내려졌지만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합수단은 기소중지처분으로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조 전 사령관은 5년3개월 만에 귀국했다. 귀국 이유에 대해 "계엄 문건 작성의 책임자로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로서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을 지기 위해 귀국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