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지난 2월25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규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병력이 부족해지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 죄수까지 입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용병기업이 HIV 양성인 죄수를 압박해 전쟁에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죄수의 20%가 HIV 보균자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힌 죄수 출신 러시아군의 증언을 전했다. HIV 양성인 이 러시아 군인은 "수감 시절 교도소 의사가 갑자기 기존 HIV 치료제 투약을 중단하고 효과가 의문시되는 치료제로 처방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1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던 그는 이 치료제로는 교도소에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6개월간 러시아 용병대 바그너 그룹에 복무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복무 대가로 사면과 HIV 치료제 제공을 약속받았다.

군대 경력이 없었던 그는 2주간의 기초 훈련만 받은 채 전방에 투입됐다. 그가 배급받은 것은 소총과 탄약 120발, 헬멧과 방탄조끼뿐이었다. 그는 배치 첫날 전투에서 포로로 붙잡혔고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에겐 (전쟁터에서) 빨리 죽거나, (교도소에서 AIDS로) 천천히 죽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며 "난 빨리 죽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이 같은 방식으로 입대시킨 HIV 보균자와 C형 간염 보균자들을 구별하기 위해 각각 빨간색과 흰색의 고무 팔찌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터에서 치료받을 경우 쉽게 눈에 띄게 하겠다는 목적이었으나 오히려 팔찌를 찬 군인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등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