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금융사가 낸 대출금 반환 소송에서 명의를 도용당해 전세대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34-3부는 오릭스캐피탈코리아(오릭스)가 A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금융사가 대출 과정에서 신원과 사실관계 확인 등의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피해자를 상대로 대출금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한 금융회사의 직원이라는 대출모집인 B씨를 만났다. 당시 B씨는 "2억2000만원의 전세자금 이자를 전액 자신이 부담하겠다"며 "전세계약 만료일 당시 시장가의 70%로 매입이 가능하다"고 A씨를 속였다.
이에 A씨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도장과 신분증, 통장 등을 B씨에게 교부하고 경기 남양주시 한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진행했다. B씨는 A씨 명의로 보험회사에서 전세자금을 빌려 보증금을 냈다. 그러면서 위조된 전세계약서 등을 이용해 A씨 명의로 오릭스에서 2억원 정도를 재차 대출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는 A씨가 B씨 등에게 교부한 전화번호로 전화해 본인 여부 등에 관해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질문만 하고 이에 대해 '네, 아니오' 정도의 답변만 들은 뒤 본인 확인 절차를 마쳤고 해당 대출계약은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일시불로 지불한 뒤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하는 형식이었다"며 "매우 이례적인 형태였음에도 추가적인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서류심사만으로 대출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오릭스는 A씨를 상대로 대출금과 이자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B씨 등이 제출한 서류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다고 판단해 오릭스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