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시술했던 안면 보형물 제거와 함께 지방 이식 성형술을 의뢰한 환자를 수술하던 중 과실로 얼굴 신경 마비를 일으킨 의사의 손해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 10단독(부장판사 김소연)은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던 도중 얼굴 신경이 마비된 환자 A씨가 성형외과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의 진료 과실·수술 경과 관찰 소홀·수술 위험성·부작용 설명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B씨가 A씨에게 700여만원을 배상하라"라고 판결했다.
불법 시술로 얼굴에 이물질을 넣은 상태였던 A씨는 지난 2016년 7월 B씨의 성형외과의원을 방문했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이물질 제거·지방 이식 등에 대해 상담했다. 이후 지난 2017년 6월까지 B씨에게 네 차례 안면 성형술(실리콘 등 이물질 제거·안면부 지방이식·진피 지방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A씨는 수술 이후 얼굴 신경이 마비됐다. 이로 인해 오른쪽 볼의 운동 기능이 저하됐으며 액체를 마실 때 흘러내리는 후유증을 겪었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재활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는 "B씨의 진료상 과실로 장애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B씨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로부터 진피 지방이식 수술을 받은 이후 안면 신경병증이 발생한 것은 합당하다는 신체 감정 결과가 나온 점, A씨가 수술 직후 얼굴 한 쪽이 부풀어 오른 사진을 찍어 입이 돌아간다며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한 점 등을 종합해 B씨에게 진료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B씨가 A씨에게 수술 부작용을 사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수술 이후 경과 관찰도 소홀히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수술 전 안면 신경·감각 마비가 올 수 있다는 등 내용에 서명·날인했다는 진료기록부가 있지만 B씨가 수술 부작용 내지 합병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볼 만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며 "B씨가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아 A씨의 수술 결정 권리를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수술 직후 볼 근육 마비 등 증상을 호소하며 B씨에게 사진을 찍어보냈지만 적절한 조기 치료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도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다른 곳에서 불법 시술받은 이물질을 제거한 점, '불법적 시술로 필러 등의 안면 보형물을 삽입했을 때 장기적으로 염증성·감염·피부 조직 괴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학적 견해(감정촉탁회신)가 제시된 점 등을 고려하면 B씨의 과실을 4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