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동안 남편의 도 넘은 가정폭력에 시달린 여성이 '이혼'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최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아이들과 집을 나왔다는 가정주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당장 아이들의 학교를 옮기려면 전입신고를 해야 하는데 남편의 도장이 필수적이라 눈앞이 막막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남편은 술만 마시면 저한테 욕을 하며 주먹을 휘둘렀다"며 "남편한테 맞아서 수차례 병원에 입원하면서도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A씨가 남편을 신고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아무리 미워도 아이들의 아빠인 사람을 어떻게 처벌받게 하겠냐"고 전했다.
하지만 남편의 폭행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A씨를 때리거나 울고 있는 아이들에게 욕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였다.
이에 A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도망쳤고 친정 주소지로 전입신고해 당장 아이들을 전학시키려고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 전입신고는 세대주인 아버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발생했다.
A씨는 "남편이 동의해줄 리가 없다"며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남편 도장만 가지고 있으면 남편 동의 없이도 전입신고를 할 수 있다고 하던데 몰래 도장을 가져올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친정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남편은 "아이들과 집을 나간 것 자체가 범죄"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연을 들은 김규리 변호사는 "가정폭력은 날이 지날수록 강화돼 피해가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정폭력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추가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가 아이들과 집을 나간 것을 빌미로 남편이 A씨에게 '미성년자 약취죄'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김 변호사는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공동거주지를 벗어나 친정집으로 이동해 아이들에 대한 양육을 계속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입신고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아이 전학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답답한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전입신고서에 상대방 이름을 쓰거나 도장을 임의로 날인하는 행위는 형법상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