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울산급 호위함과 한국형 구축함 수주를 놓고 날을 세우고 있다. 한화오션이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해군은 KDX와 KDDX 사업으로 구축함을 연속으로 발주하며 군사력 증강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해당 수주를 따내기 위해 관련 연구와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KDX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3차 사업에 걸쳐 총 12척의 함정을 발주했으며 이달 말 울산급 호위함 3차 사업인(FFX Batch-3) 5,6번함의 입찰이 예정돼 있다. 호위함은 함대를 호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조된 전투함을 의미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Batch-3 사업의 5·6번함 수주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서 해당 사업으로 한국 최초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건조했다. 한화오션은 Batch-2 당시 호위함 8척 중 4척을 수주한 바 있다.
Batch-3 사업의 일환으로 신형 호위함을 건조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울산 본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Batch-3의 1번함인 충남함을 진수했다. 이 함정은 360도 전방위 탐지·추적·대응이 가능한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해 대공방어 능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태복 특수선사업부 대외협력 담당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atch-3 5,6번 함정은 굉장히 기술 사양이 높아 사업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고 방사청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HD현대중공업이 5,6번함을 수주해 확실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Batch-3 5,6번함 수주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의 복함센서마사트와 전투체계를 탑재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국내 최대 방산 전시회인 '마덱스 2023'에서 한화는 "선도함보다 뛰어난 후속함"이라며 선도함을 건조한 HD현대중공업을 의식했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영업담당은 "이달 30일 울산급 배치3(Batch-III) 5번, 6번 함의 입찰이 있다"며 "다른 말은 필요 없을 것 같고 목숨 걸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KDDX사업 수주 경쟁도 치열하다. KDDX사업은 선체부터 각종 무장까지 국내 기술로 건조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구축함은 대함대잠방공 등 공격을 수행하는 중대형 함정이다. 방사청은 2024년 상세설계와 함건조 사업 입찰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마덱스2023 관련 자료에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HD현대중공업이 개념 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을 제치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기본설계 입찰을 따냈다는 이유에서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의 공정성 훼손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2020년 8월 HD현대중공업이 자신들의 개념설계 자료를 활용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자신이 우선협상대상자임을 확인하는 취지의 가처분신청을 냈다. 당시 법원은 한화오션의 주장에 근거가 없어 기각했다.
2020년 말에도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에 같은 취지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방위사업청 재검증위원회는 "HD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 기밀을 본사업 제안서 작성에 활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직원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선 결과가 갈렸다. 2020년 9월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소속 직원 9명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 가운데 8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11월까지 무기 체계 제안 평가에서 1.8점을 감점 받고 있다.
다만 울산지법은 2022년 11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 재판에 대한 선고를 내리며 "피고인들이 군사 기밀로 개인적 이익을 얻지는 않았고, 국가 안보에 실질적인 위험이 생기지는 않은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일각에선 현재 조선3사 중 수주 목표 달성률이 가장 낮은 한화오션이 KDX와 KDDX를 따내기 위해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HD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는 현재까지 연간 수주 목표(157억4000만달러)의 73%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목표(95억달러)의 28%를 수주했으나, 한화오션은 연간 목표(69억8000만달러)의 15%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양사의 경쟁이 치열하다"며 "두 회사 모두 수주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