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대량 보유 논란으로 정보기술(IT) 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해당 코인을 발행한 게임사는 물론 거래가 이뤄진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정치권의 표적이 됐다.

자체 검증에 나선 정치권이 실체적 의혹을 규명한다며 호언장담 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적 성과를 노린 일부 정치인들의 섣부른 발언으로 기업들만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김남국 의원에 대한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정치권은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을 발족했다. 이번 사태를 게이트로 규정하고 직접 밝히겠다고 나섰다. 국회의원으로서 이해충돌 논란, 미공개 내부정보 활용 등 김 의원을 둘러싼 모든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였다.

김 의원이 투자한 코인 위믹스와 마브렉스 발행사 위메이드, 넷마블을 시작으로 해당 코인이 거래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 상대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위메이드에선 몇 시간가량 언론 공개 후 비공개 간담회로 진행됐다.

간담회 이후 가진 백브리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진상조사단이 기업과의 간담회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말한 것과 다른 발언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 의원의 의심거래 정황, 미공개정보를 사전에 제공했는지 여부 등 예민한 사안과 연관돼 여파가 컸다. 관련 기사가 나간 이후 넷마블, 두나무 등은 정정 입장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사태를 진화하느라 동분서주했다.


이들 기업은 진상조사단이 백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을 수습하려 했지만 비공개로 이뤄진 간담회 내용을 공개할 수도 없어 논란을 불식하는 데 난감했다. 넷마블의 경우 마브렉스 관련 내용이 비공개임에도 언론 보도가 돼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기는커녕 보안에 빈틈을 보인 셈이다.

진상조사단은 국민적 의혹을 해명하겠다고 밝혔지만 활동 과정에서 혼란이 가중돼 실체적 진실 규명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 장시간 비공개 간담회 중 기자들에게 할애된 시간은 몇 분 남짓한 백브리핑이 전부였다. 국민에게 설명할 기회가 사실상 주어지지 않아 기자들은 제한된 정보에 답답했다.

기업의 은밀한 얘기는 정치권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오기 힘들다. 검찰 수사로 밝혀질 부분이 대부분인 까닭이다. 게다가 기업들이 피감기관인 관계로 정치권 앞에선 더욱 신중하다. 분명히 한계가 있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안에 대해 정치권이 나서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방식에 있어 보여주기식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차라리 모든 것을 공개로 전환해 기업들이 국민들에게 설명할 기회를 줘야 최소한 혼선이라도 막을 수 있다.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작은 의혹을 하나씩 풀어나간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멋모르고 던진 한마디에 기업들은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정치권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