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섭 근로자 위원과 류기정 사용자 위원이 나란히 앉아 있다. / 사진=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충돌했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6.9%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자영업자들에게 문을 닫으란 얘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22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에서는 노동계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이 제시됐다. 박준식 위원장이 이날까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계는 지난 4월 내년도 최저임금 잠정 요구안으로 올해(9260원)보다 24.7% 오른 1만2000원을 제시한 바 있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1만2210원을 제시했다.

인상률은 26.9%이며 월급으로 환산시 255만1890원이다. 노동계는 내년도 적정 생계비(월 443만6000원)를 평균 가구 소득원 수(1.424명)로 나눠 시간당 최저임금을 계산한 뒤 근로소득 충족률 84.4%를 만족하는 금액 1만2208원을 바탕으로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물가폭등으로 필수 지출품목에 대한 최저임금노동자의 생계비 부담이 높아져 2024년 적용 최저임금은 그 어느 때보다 획기적으로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경영계는 구체적 금액 논의에 앞서 업종별 구분적용 여부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동계의 26.9% 인상 주장에는 강력히 반발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올해 최저임금은 9620원이지만 주휴수당까지 고려하면 이미 1만1500원을 넘어섰다"며 "여기에 5대 사회보험과 퇴직급여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의 대부분은 최저임금의 약 140%에 달하는 인건비를 부담해야 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다수가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한계 상황까지 내몰리면서 일부 업종에서 30%가 넘는 미만율을 보일 만큼 산업현장의 최저임금 수용성은 현저히 저하돼 있다"며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은 외면한 채 최저임금을 26.9% 인상하라는 것은 이들 모두 문 닫으라는 말씀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최임위는 오는 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하지만 인상률에 대한 입장이 평행선을 달림에 따라 기한을 넘겨 심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노사 간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모두 7차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