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상저하고' 외치는 정부… 만만치 않은 현실
②소비심리 개선에도…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 지친 국민
③수출 회복이 관건… 자동차·조선, 성장세 '주목'
①'상저하고' 외치는 정부… 만만치 않은 현실
②소비심리 개선에도…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 지친 국민
③수출 회복이 관건… 자동차·조선, 성장세 '주목'
소비와 관련된 각종 통계지표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경제회복을 체감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식비, 가공식품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20% 넘게 오른 에너지 공공요금도 가계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정부가 에너지 요금 인상을 동결하고 식품·유통업계에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등 총력대응을 펼치고 있는 것이 위안이다.
소비관련 통계지표 개선… 체감은 글쎄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 인식과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심리지수(CCSI)가 100.7을 기록해 13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상회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보다 경기와 소비상황을 낙관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이며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지난해 11월 86.7을 저점으로 12월 90.2로 상승했고 올 들어 1월(90.7), 2월(90.2), 3월(92.0), 4월 (95.1), 5월(98.0)로 회복세를 보이다 6월 100을 넘어섰다.지난 6월 말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4% 늘어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0.5%), 신발 및 가방 등 준내구재(0.6%),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2%)에서 소비가 모두 증가한 영향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소비 관련 지표가 상승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점차 하락해 지난달 2.7%로 21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다.
각종 소비관련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체감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지난해 물가가 많이 뛴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줄어든 것일 뿐 지난해보다 물가가 오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가구의 소비·저축에 가용한 '처분가능소득'은 399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3.4% 늘어난 반면 가공식품과 외식의 물가 상승률은 9.9%와 7.5%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2.9배, 2.2배 높았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세부 품목 73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넘는 품목은 64개(87.7%)였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주부 A씨(36)는 "1년 전 마트에서 500g에 4000원대 수준이던 돼지고기 뒷다리가 요즘엔 5900원으로 올랐다"며 "각종 식재료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안 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세일 품목과 요일을 미리 파악해놨다가 사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B씨(29)는 "혼자 살기 때문에 배달음식을 주로 먹었지만 음식값이나 배달비 자체가 올라 부담이 커졌다"며 "최근엔 싼 재료로 직접 장을 봐 최대한 아껴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 '가격인하 압박' 통할까
소비자들은 앞으로의 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3.5%를 기록하며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를 보이다 지난달 하락세를 멈췄다.정부는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분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동결했다. 에너지 요금을 동결해 가계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금 자체가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어서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품목 성질별 동향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지난해 10월 전년동월대비 23.1% 오른 뒤 8개월 연속 20%대가 유지되고 있다.
물가상승 부담이 지속되자 정부는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품목에 대한 직접적인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월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라면값 인상과 관련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유통구조와 제품가격 담합 등을 면밀히 살피라고 주문했다. 이후 농심, 오뚜기 등 라면업계와 롯데, SPC 등 제과·제빵업계도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을 인하했고 대한제분도 밀가루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일부 품목 가격 인하만으로는 체감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소비의 경기 안정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 활성화 노력을 강화하고 고용 유지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상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름철 휴가 시즌을 맞이해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여행 수요로 전환될 수 있도록 주요 여행지의 인프라 및 관광 상품 정비 및 개발, 여행 경비 할인 및 지원 등의 다양한 국내 여행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류, 의료 등 관광자원의 대외 홍보 강화, 합리적인 출입국 절차 개선 등의 노력도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