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납치·살해 사건의 피고인들이 과거 범행 공모 당시 나눴던 통화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주범 이경우(35)가 북파 공작원 출신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는 강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 등 7명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강도 예비 혐의로 기소된 공동 피고인 이모씨(23)가 증인석에 앉았다. 이씨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피해자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서 미행하고 감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주범 황대한(35)의 제안으로 사건 초반 피해자들을 감시하다 범행 직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황대한이 코인을 많이 가진 사람이 있다며 코인을 뺏을건데 너는 운전만 하면 된다고 해서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범행 직전 공모하는 피고인들의 통화 녹음파일이 재생됐다. 재생된 녹음파일에서 황대한은 "일 하나 해라"라고 시켰고 이씨는 "어떤 거요.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범행 직전 이탈했던 이씨에게 주범 연지호(29)가 회유하는 듯한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이씨에게 "이경우가 북파 공작원 출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냐"라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범행을 직접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경우 등 3명은 지난 3월29일 밤 11시47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씨를 납치해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 등)를 받는다. 이경우는 범행과 계획을 지시했고 연지호와 황대한은 납치와 살해 등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