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제 축소를 담은 더불어민주당 혁신안이 당내에서 큰 혼란을 일으켜 사실상 동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6차 혁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스1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혁신안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추진 동력을 받지 못한 채 당내에서 찬반 입장만 갈리고 있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6일 정책의총을 진행한다. 정책의총인만큼 공식 안건으로 혁신안이 올라가지 않지만 자유발언 등에서 의원들의 목소리가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지난 10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삭제하는 등 대의원 제도를 대폭 축소하고 총선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 잣대를 더욱 엄격하고 폭넓게 강화하는 혁신안을 내놨다. 전·현직 다선의원들을 향해서는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선출해야 할 총선에 영향 미치는 것도 아니고 민생과 관련된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오직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무리수 둘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공천룰과 관련해 "시스템 공천을 완전히 무시하는 발표"라고 꼬집었다.

비명계(비이재명계)에서도 혁신안의 대의원제 무력화는 대의원 존재 이유를 무시할 뿐 더러 당장의 당 쇄신과 무관하다고 비판한다. 또 공천룰의 경우 이미 지난 5월 특별당규를 통해 제정했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 좋은 미래'는 성명을 내고 혁신안 논의 연기를 제안했다. 이들은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 혁신의 핵심도 아니다"라며 혁신안에 대해 이후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총선 공천룰 개정에 대해서도 총선 관련 당의 기구가 구성되는 시점에 논의하자고 했다.

이같은 반대 논의가 많아지면서 혁신안이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혁신안 핵심 내용에 의원들의 반대가 많아 지금 당장 혁신안을 추진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혁신안 논의 자체가 제대로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28~29일 열리는 의원 워크숍에서 혁신안에 대해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의견을 수렴한 이후에도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