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등 정치인 4명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 등 경제인 12명이 8·15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 됐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관련자들은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경제인, 정치인, 기업임직원 등 2176명를 특별사면한다고 14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번째 특사다.

정부는 "주요 경제인을 사면해 당면한 최우선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부여하고 정치·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인과 전직 고위공직자 등을 사면한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한 김태우 전 구청장은 2018년 말 특감반과 관련한 의혹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공무상 알게 된 비밀을 언론 등을 통해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올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고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에 여권을 중심으로 그가 전 정권의 비리 사실을 알린 공익제보자인 만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정부는 이같은 요구를 수용해 김 전 구청장을 형선고 실효와 복권 조치했다. 그는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제인 12명을 사면했다. 100억원 대 배임 혐의로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과 2019년 10월 배임수재 등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특별사면(형선고실효) 및 복권됐다.

2020년 횡령 등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 2019년 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확정받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도 복권됐다.

2개월 전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당원 모집을 지시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도 형선고 실효 및 복권됐다.

지인의 회사가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되도록 외압을 넣은 혐의 등으로 2018년 5월 징역 5년 2개월을 확정받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복권된다. 이외에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과 임성훈 전 나주시장도 복권 대상자에 포함됐다.

정부는 업무방해와 노조법 위반 등 사건 주요 기업임직원 19명도 특별사면했다. 소강원 전 기무사령부 참모장 등 직무 관련 불법행위로 처벌받은 국방부 관할 대상자 6명도 사면됐다.

소 전 참모장은 2개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계엄령 관련 허위공문서 혐의(벌금 1000만원 확정)는 실익이 없어 제외됐고 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징역 1년)로 복권됐다.

아울러 소프트웨어업, 정보통신공사업, 여객·화물 운송업, 생계형 어업인,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81만1978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와 함께 모범수 821명도 가석방한다.

이번 특별사면된 일반 형사범은 2127명에 이른다. 수형자·가석방자 451명은 살인·강도·조직폭력·성폭력·뇌물수수 등 제외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재산범죄 위주의 일반 형사범으로 형기의 3분의 2 이상을 복역한 373명은 남은 형의 집행을 면제하고 형기의 2분의 1에서 3분의 2를 복역한 78명은 남은 형의 절반을 감경했다.

집행유예·선고유예자 1676명은 도로교통법위반, 수산업법위반 등 8개 생계형 행정법규 위반 사범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부정수표단속법위반,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 사범이다.

이중 경미한 방역수칙 위반 사범 17명도 포함됐다. 코로나19 종식 후 일상으로의 복귀를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에서다.

수형자·가석방자 중 중소기업을 운영했거나 소규모 자영업을 영위하던 사람으로서 전과, 정상관계 등을 고려해 사면 대상자 74명도 선별했다. 특별배려 수형자는 5명으로 ▲고령자 1명 ▲생계형 절도 사범 3명 ▲간병살인 사범 1명이다.

이외에 행정제재 특별감면은 ▲소프트웨어업 92명 ▲정보통신공사업 3303명 ▲여객 운송업 3명 ▲화물 운송업 6명 ▲연근해 어업 면허·허가 및 해기사면허 558명 ▲운전면허 80만8016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