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 완화나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연장으로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가구가 늘면 주요 입지로 꼽히는 수도권 일부 지역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미분양 적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경우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가계 유동성 증가에 따른 주택시장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통화나 예금 등 금융자산이 크게 늘며 국내 가계는 상당 수준의 여유 자금을 보유하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팬데믹 이후인 2020~2022년 국내 가계의 비금융자산 중 비생산자산은 연평균 341조원 늘었다. 금융부채 증가액 연평균(149조원)의 2.2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여유 준비자금에 해당하는 통화 예금은 연평균 169조원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예금 잔액에서 대출금을 제외한 차액은 218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96조원)와 2021년 1분기(11조원)에 비해 상향 조정됐다.
최근 가계는 신용대출 위주로 대출을 줄이고 있으나 차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과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 도입 등으로 국내 가계가 대출을 상환하기 시작하면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이후 감소세로 반전됐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71조원이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순증액은 올들어 5월까지 -26조원으로 떨어졌다.
차주 평균 DSR이 규제한도인 40%를 상회하면서 가계는 이자부담이 크고 DSR 영향이 큰 신용대출 등을 우선 상환하는 한편, 규제 대상이 아닌 정책 모기지를 활용하는 이들이 늘었다. 올해 2월 특례보금자리론이 도입되면서 상반기 유효 신청액이 28조원에 도달하기도 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리 하락이나 대출만기 장기화, 신용대출 상환 시 DSR이 낮아져 가계의 추가 차입이 가능해지고 정부가 정책 모기지 공급을 지속할 수도 있어 대출을 통한 가계 유동성 재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 같은 유동성 일부가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와 맞물려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매매거래량은 여전히 장기 평균 대비 적지만 정책모기지 등 영향을 받아 실수요자의 상급지 갈아타기 거래나 아파트 분양권 투자 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서울 등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반등하며 매수심리도 회복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1월 월평균 1300가구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2월 3600가구로 늘었다. 전국 분양권 전매거래량 또한 지난해 상·하반기 1600건에서 올해 상반기 2700건으로 증가했다.
손 연구위원은 "가계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추가 유입될 경우 공급과잉 부담이 적고 대기 수요가 많은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의 재건축·재개발 추진지역 등의 거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가 많지 않고 미분양 확률이 높은 수도권 비선호지역과 지방 주택시장은 금리 인하와 적체된 매물 소진 등이 선행돼야 시장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