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기계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HD현대인프라코어 1.7톤급 전기굴착기.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기사 게재 순서
①땅 파서 돈 번다… HD현대·두산, 밀려드는 주문에 함박웃음
②'탈중국' 성공한 K-건설기계… 북미·신흥시장으로 눈 돌린다
③수소·전기로 움직이는 굴착기…건설기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


조선과 원전 산업을 주력으로 하던 HD현대그룹과 두산그룹이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건설기계사업에서 빠르게 성장세를 이룩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에서 건설기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반을 달성했고 그룹 내 입지도 확대됐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 등으로 신규 공장 설립이 늘고 이차전지 소재 수요 확대로 광산 채굴에 나서는 국가들이 늘면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통상 건설기계 분야 연간 사업 실적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나, 올해는 하반기에도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북미지역 매출 확대 수혜

HD현대의 건설기계 3사(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1년 8월 출범 이후 2년 만에 정유, 조선 부문과 함께 그룹 내 3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건설기계 3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25억원으로 지주회사 HD현대 전체 영업이익(1조60조원)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됐다. 3사의 상반기 매출은 4조7802억원에 달해 영업이익과 함께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북미와 직수출 시장 매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확대됐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966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367억원) 대비 16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4%로 2017년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첫 9%대를 기록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는 북미시장 매출이 확대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공급망 안정화 등으로 비용문제가 해소되면서 이익이 극대화됐다. HD현대건설기계의 2분기 북미시장 매출은 2656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866억원)보다 87% 증가한 16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4%로 조사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중국 매출이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줄었으나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40%대의 성장세를 기록해 실적이 개선됐다. 이차전지 광물 수요 증가로 라틴아메리카 등 자원보유국에서도 주문이 이어졌다.


건설기계 시장은 상고하저가 일반적이지만 상반기 대비 하반기 손익 감소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건설프로젝트와 이차전지 소재 수요 증가로 전략 지역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최근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광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건설에 투입되는 굴착기, 휠로더, 굴절식덤프트럭 등 건설장비 73대를 계약한 바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선진시장은 미니굴착기 등 신모델 출시를 비롯해 대형기종 시장 맞춤형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였다"며 "신흥시장은 신규 딜러 확보, 판매가 인상, 전략 제품 출시로 수익성을 향상 시켰고 자원보유국 수요가 높은 대형장비 판매를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두산밥캣, 인프라 투자 지속에 함박웃음

두산밥캣의 소형 굴착기. /사진=두산밥캣

두산밥캣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5%를 담당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두산밥캣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772억원, 83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주회사 ㈜두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9조3195억원, 영업이익 8502억원이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에서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로 전 제품군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는 부품 공급 개선을 통한 수주 잔량 소화로 매출이 늘었다. 아시아·라틴아메리카·오세아니아(ALAO)는 부품 공급 지연을 겪었던 지난해 기저효과와 광물 수요 증가에 따른 라틴아메리카 지역 판매 호조가 매출성장에 주효했다.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장비 업계에서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2019년 콤팩트 트랙터 시장에 진출했고 이듬해 잔디깎이 장비도 선보이면서 GME(농업 및 조경 장비, Grounds Maintenance Equipment)에 뛰어들었다. 2021년에는 두산산업차량을 인수해 물류 장비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하반기는 지난해 고성장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지만 주력 시장인 북미시장은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등의 미국 생산 비중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산업설비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최대 수요처인 북미에서만 1500개가 넘는 딜러망을 갖춰 업계 최고의 고객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북미에 부품센터(Parts Distribution Center) 3곳을 운영해 주문량의 90%를 차지하는 북미 전역에 3일 내로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