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건설업 주요 지표로 보는 2023년 상반기 평가와 향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오르며 선방했으나 건설수주와 인허가·착공·분양물량 등의 성적이 잇따라 악화되며 하반기 건설경기는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이른바 '집값 상승기'로 불리며 우수한 수주 실적을 보였던 2020년과 2021년 착공한 건축물이 올 상반기 잇따라 준공되며 건설투자 측면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준금리 인상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을 원인으로 건설시장이 한파를 겪으며 건설지표 대다수가 침체에 빠지자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14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물량 시차효과로 건설투자는 선방했으나 하반기 이후 부진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금액으로는 약 125조2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건설수주와 허가·착공 등 선행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건물투자의 호조세 영향과 세부적으로는 건축 마무리공사 증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상반기 대부분의 건설지표가 악화됐으나 준공(사용승인)이 증가했다는 측면에서 건축후행 공종이 활성화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 2020년 건축 착공물량 증가율은 12.8%, 2021년은 9.4%로 상반기 건설투자 증가는 당시의 건축 착공물량의 시차가 적용된 결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선행지표가 크게 악화된 탓에 건설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분석이다.

최근 건설업 주요 지표는 물론 산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다. 건설투자의 기초가 되는 건설기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26.1% 줄었고 건축허가와 착공 역시 각각 22.6%, 38.5% 감소했다.


지난 6월까지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누적 7만5000가구로 지난해 상반기(17만4000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기 힘들고 생산요소시장의 불확실성도 상당한 실정이다. 시멘트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레미콘이나 콘크리트파일 등 관련 자재의 연쇄적 가격 상승도 예견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내년 건설경기는 당초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건설경기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설수주와 인허가·착공·분양물량 등이 지난해부터 완연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건설투자 전망에 있어 한국은행은 0.7%, 한국개발연구원(KDI)는 0.2% 만큼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들 전망치가
부합한다면 상반기 건설투자가 2.1% 증가했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1.0% 이상 감소세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연간 건설투자는 0∼1% 선일 것으로 보이지만 건설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개선되기 힘든 여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건설업 주요 지표 추이와 건설시장을 둘러싼 부정적 환경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든 탓에 자칫 건설경기 부진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 연구위원은 "하반기 건설시장은 공공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민간 건축시장 역시 상반기에 비해 부진할 것이며 분양 연기나 착공 지연 등에 따라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지역 경제를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심화될 것"이라며 "상반기 건설기업 이익은 약 2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부실위험기업 또한 증가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