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그들이 없었다면…" 韓 배터리 강국 만든 삼성·SK·LG 오너 경영인
②격화하는 한·중 배터리 전쟁… K-배터리의 현주소는
③中 덤핑 공세, K-배터리 위기
①"그들이 없었다면…" 韓 배터리 강국 만든 삼성·SK·LG 오너 경영인
②격화하는 한·중 배터리 전쟁… K-배터리의 현주소는
③中 덤핑 공세, K-배터리 위기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채산을 무시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덤핑을 시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기업들이 과잉생산된 물량을 해외시장에 싸게 판매할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이 덤핑에 나설 경우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산업에서 저가 공세를 펼쳐 시장을 장악했던 역사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선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배터리 생산량은 이미 자국 수요를 뛰어넘었다. 시장조사업체 CRU그룹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500기가와트시(GWh)로 중국 전체 수요(636GWh)의 두 배가 넘는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中 물량 공세로 디스플레이·태양광 시장 점령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중국의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공세에 패배한 전력이 있다. 앞서 LCD 종주국인 일본으로부터 글로벌 1위 타이틀을 빼앗아 왔으나 중국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와 세제 혜택 등으로 중국에 시장 주도권을 넘겨줬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LCD 점유율은 33%로 중국(30%)에 앞섰지만 이듬해 한국(27%)이 9% 차이로 중국(36%)에 뒤졌다. 이후 두 나라의 점유율 차이는 벌어졌고 지난해 기준 중국의 LCD 점유율은 51.8%에 달해 한국(14.9%)을 3.5배 차이로 앞섰다.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한국 기업들은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삼성디스플레이는 1991년 LCD 사업에 진출한 지 30여 년 만에 완전 철수를 선언했다. LG디스플레이도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손실이 지속되자 국내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중국 광저우 LCD 공장만을 운영 중이고 라인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태양광 산업도 중국의 저가 공세가 있었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제품값을 낮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의 88.2%, 웨이퍼의 97.2%, 셀(태양전지) 85.9%, 모듈 78.7%를 차지했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지원 덕분이다. 태양광 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제조 원가 중 약 40%는 전기요금이다. 중국 정부는 인구가 적은 지역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세워 태양광 업체의 전기료 부담을 낮춰 제품 가격 인하에 일조했다.
중국 태양광 기업의 저가 공세에 한화솔루션과 OCI는 2020년부터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같은 해 SKC도 태양광 모듈용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사업을 접었다. LG전자는 2022년 태양광 모듈 사업에서 철수했다.
K-배터리, 中 저가 공세 대응할 정부 지원 절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상반기 비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감소한 28.7%로 1위에 올랐다.
중국 CATL은 지난해보다 6.7%포인트 늘어난 27.2%를 기록해 1위와 격차를 좁혔다. 1년 전 8.4%포인트였던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가 1.5%포인트까지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SK온과 삼성SDI의 점유율은 11.1%, 8.7%로 각각 3.8%포인트, 1.9%포인트씩 줄었다.
배터리업계는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세제 혜택을 통한 자금 지원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연구개발(R&D)과 국내외 생산설비 증설 등으로 인해 조(兆) 단위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배터리사들은 이른바 'K칩스법'으로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이 법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에 설비투자를 하면 세액공제율을 확대해주는 법이다. 문제는 세액공제 방식이 법인세 공제뿐이어서 투자에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지난 5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K칩스법Ⅱ'로도 불리는 이 법안은 국가전략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도 이익이 나지 않아 세액공제 혜택을 보지 못하는 기업에 투자 규모에 따른 세액공제분을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초기 투자로 적자를 낸 배터리 소부장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다양한 산업군에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봤던 것을 교훈 삼아 정부가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 투자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배터리 소부장 기업들에게 K칩스법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