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방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오션의 장보고-III Batch-II 모형. /사진=한화오션

"방산과 관련해서 저희가 늘 하는 이야기하는 단어가 초격차인데 이제 더이상 국내 H사와 대결 구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화오션의 시흥R&D캠퍼스에서 만난 강중규 중앙연구원장은 이같이 말하며 회사의 방위산업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내 위치한 방산 기술 연구센터는 국내 조선소 최초의 방산 전문 기관이다.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제품, 함정에 대한 연구개발과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잠수함 핵심체계와 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술 자립으로 수입 대체에 성공했다. 함정 전투 생존성 극대화와 스마트 해군 구현으로 미래 해군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의 방산 기술력의 중심에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도입한 음향수조가 있다. 음향수조는 함정 소음으로 적에게 위치가 발각되지 않도록 수중방사소음 감소 방안을 연구하는 곳이다. 소음을 분석하면 프로펠러 개수는 물론, 잠수함 타입과 소속 국가를 추론할 수 있어 소음을 줄이는 게 기술력의 핵심이다.

한화오션의 음향수조는 대형 수족관을 연상케 했다. 한화오션은 실제 바다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앞 수심과 동일한 깊이 10m의 수조를 구축했다. 물의 양은 약 3100톤으로 가정용 욕조 1만개에 달한다. 물을 넣고 빼는 데에만 약 4일이 소요된다. 외부로부터의 방진·방음을 차단하기 위해 1m 두께의 이중벽으로 설계했으며 벽에서 반사된 음파가 실험 결과를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벽 표면을 특수 처리했다.
한화오션의 음향수조. /사진=한화오션

함정성능연구팀에서 근무하는 이원병 책임은 "잠수함의 경우 엔진과 다양한 펌프, 기계류가 돌아가는 소리가 수중에서 굉장히 시끄럽게 들리는데 잠수함의 소음은 대원들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며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음향수조를 보유해 해군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음향수조를 통해 수상함의 수중방사소음 저감 기술인 '마스커 에어 시스템'(Masker-Air System)을 개발했다. 마스커 에어 시스템은 선체에 공기를 분사해 '에어커튼'(Air-Curtain)을 씌움으로써 적에게 함의 위치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술 설명에 이어 진행된 시연에서 한화오션의 마스커 에어 시스템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거대한 수조에 놓인 함정 모형이 소음을 내기 시작하자 선체 주위로 공기 방울이 쉴새 없이 피어올랐다. 에어커튼이 형성되면서 함정 소음은 점차 완화됐다. 물속에서 들으면 소음 감소가 더 확연히 느껴진다고 한다.
한화오션의 울산급 호위함 모형.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의 기술력은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18년 림팩(RIMPAC) 훈련에 참여한 한화오션의 박위함은 자유공방전에서 12척의 함정을 격파했으며, 훈련 종료까지 한차례도 피격받지 않았다. 박위함을 찾기 위해 항공전력까지 동원됐으나 발각되지 않고 생존해 미국 해군사령관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한화오션은 2004년에도 같은 훈련에서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1척을 포함, 함선 15척에 가상어뢰공격을 성공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앞으로 9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해양 방산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수선 건조 3단계 투자를 마무리하면 2029년부터 연간 수상함 4척, 잠수함 5척, 창정비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생산 거점도 확보해 해외 유지·보수·관리(MRO) 사업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함정성능연구팀 소속 박진원 책임은 "한화오션의 방산 역량은 세계 최초, 최고, 유일이라는 수식어가 수없이 동반된다"며 "지난 30년간 축적된 역량과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잠수함의 핵심체계와 기술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