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4명은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회사에선 임신한 직원에게 "우리 회사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없으니 임신한 직원은 자발적으로 퇴사하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60%로 집계됐다. 직장인 40%는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4일부터 11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출산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비정규직(58.3%) ▲5인 미만(67.5%) ▲월 150만원 미만(58.1%) 등으로 ▲정규직(27.8%) ▲대기업(23%) ▲월 500만원 이상(20.9%)보다 높았다.
출산 후 아이를 키우기 위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45.5%는 육아휴직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임신이나 육아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2021년 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제보는 54건이었으며 이 중 해고·권고사직이 20건(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당평가·인사발령 13건(24.1%) ▲직장 내 괴롭힘 10건(18.5%) 등도 집계됐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정부가 초저출산 국가 탈출을 위한 형식적인 출산 장려 정책 대신 일터에서 여성들이 최소한의 제도를 누구나 당연히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