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중동 정세가 더욱 긴박해지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이 2022년 12월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에서 열린 에너지 관련 미디어 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중동 정세가 더욱 긴박해지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비롤 IEA 사무총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공급 불안이 커지면 회원국들이 석유비축을 방출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IEA는 제 4차 중동전쟁을 일으킨 지난 1973년 오일쇼크를 계기로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안전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회원국들은 90일분의 원유나 휘발유을 비축해야 하며 긴급할 때에는 협조해 방출하도록 한다.

비롤은 이스라엘-하마스 군사충돌로 긴박해진 중동 정세가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세계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당시와 비교하면 상황이 그리 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한 이유로 미국 등이 석유를 생산해 중동 산유국 의존도가 낮아졌고, 재생에너지와 같이 석유 외 에너지원이 다양해진 점, IEA 회원국이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는 점 등 3가지에 주목했다.

다만 그는 올 하반기에 석유 수요가 높은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자발적 생산을 줄이고 있어 석유 가격이 쉽게 오를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1일 현재 원유 국제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85~86달러로 두자릿수를 보였다. 하지만 비롤은 중동 산유국들이 분쟁에 직접 관여한다면 앞으로 유가는 "세자릿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IEA 회원국들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유가가 5차례나 급등한 결과 석유 비축량을 협조해 방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