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경남 진주 한 아파트에서 방화를 저지르고 흉기 난동을 벌인 '안인득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4월19일 오후 경남 안인득이 진주경찰서에서 나오는 모습. /사진=뉴스1

지난 2019년 경남 진주 한 아파트에서 방화를 저지르고 흉기 난동을 벌인 일명 '안인득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는 지난 15일 진주 방화 사건 피해 유족 4명이 낸 국가배상 소송에서 원고 A씨 등 4명에게 각각 1억7800여만원, 1억6500여만원, 2740여만원, 3040여만원 등 총 4억8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이전부터 안인득에 대한 폭행 등 신고가 들어왔으나 경찰이 입원 등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직무를 어긴 것이라 봤다. 또 적절한 개입을 통해 치료가 병행됐다면 범행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사망 사고의 인과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방화·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9년 3월10일 안씨는 진주 시내 호프집에서 쇠망치로 손님을 위협해 특수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석방됐다. 이틀 뒤 진주 한 아파트에서 오물 등을 섞은 액체를 뿌려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되기도 했다.

당시 주민 일부는 안씨에 대해 "정신질환이 의심된다. 격리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자체적인 방법으로 입원 조처를 할 수 있음에도 "주민 날인 등이 필요해 어렵다"고 대응했다. 또 "전과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도 확인 없이 "이상 없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안인득은 같은 해 4월 아파트 주민들이 단체로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무작위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주민 5명이 사망했으며 13명이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입원 조치 관련 경찰 내부 규정과 정신건강복지법을 근거로 "경찰이 신고 당시 환자 본인 또는 가족 등의 진술로 치료나 입원 전력을 확인하고 112 신고 이력이나 범죄 전력, 약물치료 중단 여부 등을 검토해 자·타해 위험을 판단했다면 행정입원을 고려할 여지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반복 범죄를 수사하던 경찰이 입원 신청을 요청했다면 전문가 진단과 치료 개입이 이뤄졌을 개인성이 상당하다"며 "적어도 치료를 거쳐 타해 위험성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이 사건 범행처럼 치명적 결과를 부르는 범죄는 예방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