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년연장 문제를 언급하면서 최근 물꼬를 튼 노사정 대화에서 해당 사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정년연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장관은 "시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라며 "노동계가 사회적대화에 참여하겠다고 했으니 심도 있게 논의하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노동계가 법정 정년을 65세로 통일하자고 한 데 대한 입장이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8월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과 법정정년을 65세로 통일하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관한 국회 국민 동의청원을 제출했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은 63세이지만 2033년에는 65세로 연장되는데 정년 역시 이에 맞추자는 것이다. 해당 청원은 지난 9월 14일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기준인 5만명을 달성했다. 이 청원안은 소관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되거나 폐기된다.
한국노총은 이달 초에도 대국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정년 연장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법정 정년연장에 62.8%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정년연장 방식에 대해서는 기업규모나 공공·민간 구분 없이 전면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48.8%로 가장 높았다. 한국노총은 "연금수급 연령과 정년의 불일치를 해결하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정년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회부된 청원을 심사해 정년연장 관련 법 개정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경영계는 정년 연장을 반대한다. 비용부담 증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및 세대간 일자리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년 연장으로 청년고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60세 정년을 시행한 2016년 이후 청년고용은 감소했다.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10년 전 정년 60세 법제화의 상흔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법정 정년을 지금보다 더 연장하는 것은 아직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더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일률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정년 이후에도 '재고용'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고령자 고용에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등 조치로 자연스럽게 기업이 고령자를 재고용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노사정 대화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식 장관은 "2016년에 우리가 60세로 정년을 연장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나"며 "실효성 있게 빠른 시일 내에 안착을 시키되 부작용이 없게 만드는 방안은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