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가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1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올해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30%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 대비 상승 응답 6%포인트(p) 증가했고 하락 응답은 10%포인트 감소했다./사진=뉴시스

내년 상반기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보다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늘었다.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와 가계대출 경감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제한으로 수도권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현 상황과 상반되는 결과다. 올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줄어든데다 조직적 전세사기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며 임대차 시장은 전세와 월셋값 모두 오른다는 답변이 다수를 차지했다.

27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가 전국 11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3명이 내년 주택 매매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조사에선 하락 35%, 상승 24%로 하락 응답이 더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상황이 역전(상승 30%, 하락 25%)됐다. 상승 응답이 하락 답변을 앞지른 것은 지난해 상반기 전망 조사 이후 2년 만이다. 보합에 대한 전망이 10명 중 4~5명 수준으로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해 상승과 하락 의견 자체는 직전 조사처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월세 등 임대차 가격에 대한 답변은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을 압도했다. 전세 가격은 상승 응답이 38.99%, 하락 응답이 15.60%로 상승 2.5배 더 많았다. 월세 가격 전망도 상승 응답(45.84%)이 하락 응답(8.23%)보다 5.6배 높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전세 계약 비중이 다시 높아지는 추세지만 사회 전반에서 월세로의 계약 구조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자 다수는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30.42%)를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연 3.5% 수준에서 6회 연속 동결됐고 미국도 지난해 9월과 11월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하며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핵심 지역의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3.94%)을 선택했다. 올 7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반전된 가운데 강남권 고가지역이 거래량과 가격을 이끌고 있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1.83%)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11.27%)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활성화(7.61%)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47.14%)을 꼽았다.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지속 하향과 소비·수출 부진 장기화로 과거 대비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아진 탓이다. 다음 하락 요인으로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3.13%) ▲이자·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10.10%)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8.75%) ▲가격 부담감에 따른 거래 감소(7.41%) 등이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455명 중 30.99%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주요지역 위주로 회복된 가격에 대한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상승 압박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0.66%) ▲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7.14%)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5.82%)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8.57%) 등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이들은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32.97%)를 주된 이유로 봤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기 때문으로, 실제 한국은행과 부동산R114 등 여러 기관에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과거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월세시장 이탈(15.93%)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4.84%)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매물 증가(12.64%) ▲일부 지역의 입주물량 증가(11.54%) 등이 선택됐다.

소비자들은 내년 상반기 핵심 변수로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19.71%)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7.31%) 등을 지목했다. 이는 직전 조사와 비슷한 결과로 아직은 기존의 대외 거시 경제 이슈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못한 탓이다.

이외 변수로는 ▲대출·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3.79%)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0.62%)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9.72%) ▲정부 주택공급 정책(7.97%) ▲건축비 등 물가상승 요소(6.92%)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금융권 연체율 상승 가능성(5.16%)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 매물 확대 여부(4.96%) ▲4·10 국회의원 총선거(3.66%) 등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