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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들이 56조원 이상 투자한 해외 부동산의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가 총자산 대비 1% 미만이고 손실흡수 능력도 충분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일축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지난해 9월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 55조8000억원 대비 약 1.07%(6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이 31조900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 56.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10조1000억원(17.9%), 증권 8조4000억원(14.9%), 상호금융 3조7000억원(6.6%), 여신전문금융 2조2000억원(3.8%), 저축은행 1000억원(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 지역별로 보면 북미가 34조5000억원(61.1%)으로 가장 많고 유럽 10조8000억원(19.2%), 아시아 4조4000억원(7.9%) 등의 순이다. 오세아니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지역과 복수지역 투자는 6조6000억원(11.8%)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만기별로는 2024년까지 12조7000억원(22.5%), 2025~2026년 15조2000억원(26.9%), 2027~2028년 11조2000억원(19.9%), 2029~2030년 4조6000억원(8.2%) 등으로 만기가 분포돼 있다. 2031년 이후 만기도래 금액은 12조7000억원(22.5%)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거치면서 재택근무가 자리를 잡아 오피스 빌딩 등에 대한 수요가 줄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최근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위축됐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부동산 자산이 고점을 찍었을 때 집중 투자에 나섰던 국내 금융사들은 투자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미국 123.8, 유럽 101.2이다. 미국의 경우 고점인 2022년 4월 159.8 대비 22.5%나 하락했다. 유럽도 고점인 2022년 5월 129.7 대비 22.0% 떨어졌다.
EOD 자산도 증가… 이달 28개 사업장서 2.5조 발생
이처럼 해외 부동산 시장이 침체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사업장에서 손실 우려가 있는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자산도 증가하는 등 부실화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EOD는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이나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담보인정비율)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발생한다. EOD로 인해 선순위 투자자의 매각 결정이 이뤄지면 중·후순위로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은 손실을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 35조8000억원 중 2조3100억원(6.46%)에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말 EOD 발생 자산이 1조33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분기만에 부실 우려 규모가 98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9월말 이후 3건의 EOD가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이달 기준으로 EOD 발생 사업장은 28개이며 투자규모는 2조46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금감원은 "EOD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며 "향후 투자자간 대출조건 조정, 만기연장, 대주변경 등을 통해 EOD 해소가 가능하며 자산매각시에도 배분 순위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총자산 대비 1% 미만으로 금융회사의 양호한 자본비율 등 손실흡수 능력을 감안할 때 투자 손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9월말 기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금융권 총자산(6800조9000억원)의 0.8% 수준에 그친다. 이 기간 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6.61%,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은 224.2%, 증권사 순자본비율은 740.9%를 기록하는 등 손실흡수능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