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타워 일대에서 트럭 시위가 진행 중인 모습. / 사진=최유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타워 일대에서 트럭 시위가 진행 중인 모습. / 사진=최유빈 기자



▶글 쓰는 순서
①같은 업종, 다른 보상… 직장인들 '극과 극' 성과급에 희비
②"이게 다야?"… 성과급 불만에 노조 가입·트럭 시위 '불사'
③"성과급은 그림의 떡"… 대·중소기업 '빈부격차' 심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성과급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급 여부와 규모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행동에 나서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성과급은 '성과에는 보상이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책정된다. 같은 회사라도 사업 부문별 성과에 따라 보상이 차등 지급되는데 실적이 좋은 부서의 직원들은 '성과급을 더 달라'며, 부진했던 곳은 '다른 부서만큼 성과급을 달라'며 회사를 압박한다.

삼성전자, 성과급 '0원'에 노조 가입 껑충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에서도 부서별로 성과급이 크게 달라 직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MX(모바일경험) 부문은 연봉의 50%를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받았다. 갤럭시 등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개선세를 보인 데 따른 보상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43%를,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는 12%의 OPI를 지급 받았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OPI는 0%로 책정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거의 매년 OPI 최대치를 받았지만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올해는 빈 봉투를 받게 됐다. DS부문 지난해 연간 적자는 14조8700억원이다.

동종업계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영업적자에도 생산성 격려금(PI)으로 기본급의 50%와 추가 격려금 200만원, 주식 15주를 지급한 것과는 대비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DS 부문을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되면서 노조에 가입하는 직원 수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 말 9000여명에서 이달 중순 1만8000여명으로 두배가량 급증했다. 전삼노는 DS부문 대표이사인 경계현 사장에게 격려금 200% 지급 등을 요청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성과급 지급이 끝난 만큼 별도 지급 계획을 마련할 계획은 없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자동차·기아도 성과급 문제로 내부 잡음이 들린다. 노조가 최대 성과에 따른 공정 분배를 이유로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기아 노조원들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앞에서 특별성과급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에도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 따라 현금 400만원과 주식 10주(기아는 24주)를 지급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타워 일대에서 트럭 시위가 진행 중인 모습. / 사진=최유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타워 일대에서 트럭 시위가 진행 중인 모습. / 사진=최유빈 기자

LG엔솔·한화큐셀은 '트럭시위' 등장

LG에너지솔루션도 절반 규모로 축소된 성과급으로 인해 내부 불만이 커지면서 직원들이 트럭시위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오는 29일까지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3.5톤 트럭을 이용한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트럭에 설치된 전광판에서는 '경영목표 명확하게 성과보상 공정하게 직원들을 사랑하면 1등 LG 문제없다', '피와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반복 노출된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올해 성과급을 사측이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 362%로 책정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어 시위에 나서게 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870%였고 최대 900%까지 지급했다. 현재 직원들은 성과급을 산정할 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포함한 재무제표상 이익을 바탕으로 책정하는 '프로핏 셰어링' 방식을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반발이 커지자 김동명 사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김 사장은 지난 2월2일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성과급 등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김 사장은 "현행 성과급 산정 방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공감하며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며 "경쟁사 대비 보상과 처우도 향후 총 보상 경쟁력을 더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직원도 트럭시위에 나섰다. 최근 서울 중구 한화빌딩 근처에 나타난 트럭 전광판에는 '회사는 매해 반복되는 일방적 통보 방식 횡포를 멈추고 직원 소통을 통한 신뢰회복과 성과목표치 및 성과급 지급방식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지난해 한화큐셀의 성과급은 연봉의 14%로 전년(30%)대비 반토막났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과급은 실적과 성과를 냈을 때 주어지는 합당한 보상이기 때문에 책정 방식 등에 의문점이 없도록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기업들이 매뉴얼과 체계를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