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차그룹 GBC 건설현장 모습/사진=박찬규 기자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차그룹 GBC 건설현장 모습/사진=박찬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에 건설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애초 계획했던 105층에서 55층 2동과 저층 4동으로 변경하고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을 만드는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투자와 최고층 상징성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래 모빌리티 투자해 도심항공교통(UAM),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차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GBC 건설 계획 마련 당시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한국전력이 소유하고 있던 삼성동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하고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벌여 105층 1개 동과 35층 숙박·업무시설 1개 동으로 짓는 방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GBC 설계변경 관련 내용이 2021년부터 등장했다. 2020년 5월 착공에 들어갔지만, 공사비가 치솟으며 층수를 낮추는 설계 변경 검토가 이뤄졌다.

55층으로 낮추면 안전과 안보·비용 해결 전망

현대자동차그룹 GBC 변경설계안 서울시 제출. 사진은 GBC 조감도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GBC 변경설계안 서울시 제출. 사진은 GBC 조감도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초기 GBC 예상 건축비는 약 3조7000억원이지만 최근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더 늘어난다. 설계를 변경하면 공사비를 최대 2조원가량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최고층 자리를 송파구 롯데타워 (123층)가 차지하면서 상징성도 사라졌다. 국방부와 GBC 105층 이상으로 지어질 경우 군 레이더 일부 장애 문제가 있었지만 55층으로 낮추면 이 문제도 해결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추세가 초고층 빌딩보다 다양한 콘텐츠나 문화·레저 등 복합형태의 빌딩을 짓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GBC를 50층 내외 타워 2개 동과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문화·편의시설 들어서는 저층 4개 동 등 총 6개 동으로 나눠 짓는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월드타워와 국내 세 번째로 높은 파크원도 준공 후 공실을 메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저층 4개 동을 활용한 임대사업과 수익 창출 등 여러 측면에서 활용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층수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 105층으로 건립되더라도 계열사들이 입주하기 때문에 공실 문제는 없다"며 "55층으로 낮춰 짓는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것은 대내외적 경영환경 변화와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공간 필요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계 변경은 서울시 승인이 필요하다. 서울시 관계자 "설계변경 안은 보통 45일에서 70일 정도 검토한다며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경우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GBC 완공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2026년 12월 완공할 계획이었다. 강남구청과 지역주민들의 민심도 챙겨야 할 숙제다. 강남구청은 2021년 GBC를 50층으로 낮춘다는 소문이 돌자 105층으로 유지해달라고 반발한 바 있다. 50층으로 낮아지면 랜드마크로 상징성이 떨어져 일자리 창출과 영동대로 개발 계획에 차질 우려된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