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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순서
①총선 끝 인상 시작(?)⋯ 전기요금 인상 초읽기
②적자 줄긴 했는데… 갈 길 먼 한전 자구안 이행
③전기료 인상에 '전력기금' 3조원 돌파⋯ 인프라 투자 활용해야
전기요금 상승 영향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 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력기금은 전력산업 지속 발전 및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데 뚜렷한 방향성 없이 사용돼 논란이다. 한국전력공사 부채가 200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 전력기금을 송·배전 등 전력 인프라 확충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고공행진 전력기금… 여윳돈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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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전력기금 징수 목표액은 3조202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징수 목표액(2조5894억원) 대비 23.7% 확대됐다. 전력기금 징수 목표액이 연간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부는 국민들과 기업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전력기금을 하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 개편 추진 과정에서 도입된 전력기금은 전력산업 발전·기반 조성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탄생한 준조세다. 일반 국민뿐 아니라 법인 등 모든 전기사용자가 납부해야 한다. 전력기금 징수율은 6.5% 이내에서 시행령에 따라 정해지는데 2005년 12월부터 현재까지 3.7%로 유지되고 있다. 한 달 전기요금으로 10만원을 냈을 경우 이 중 3.7%인 3700원은 한전이 아닌 정부에 귀속되는 것이다.
올해 전력기금 징수 목표액이 전년보다 확대된 것은 전기요금 상승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과 5월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각각 11.4원, 8.0원 인상했다. 한전 적자 지속과 부채 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민경제 부담을 이유로 주택용 요금을 동결하고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을 대상으로 kWh당 평균 10.6원 올렸다. 한전 재무구조가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 올해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지며 전력기금 징수액이 커질 전망이다. 한전 부채는 지난해 말 20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력기금을 필요 이상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전력기금 사업 시행계획은 2조1112억원이다. 전력기금 징수 목표액(3조2028억원)의 65.9% 수준이다. 계획대로 전력기금이 사용된다면 1조원 이상의 여유자금이 발생한다. 전력기금을 거둬들일 계획은 세웠으나 정작 어느 곳에 사용할지 정하지 못한 탓이다. 여유자금은 회계 전출을 통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공공자금관리기금 및 금융 상품에 예탁·운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보급에 쓰이는 전력기금… 부당 사용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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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기금이 본래 목적인 전력산업 발전 등과 관계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정부는 2022년부터 매년 1조3000억원가량의 전력기금 여유자금을 에너지 및 자원사업특별회계로 넘기고 있다.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는 전기차·수소차 보급 등에 주로 쓰인다. 기후대응기금 지원을 위해 매년 2000억원을 사용하기도 한다. 각 회계에서 필요한 자금을 자체 조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재정 운용 원칙에 어긋나는 모습이다.
전력기금을 송배전망 구축 투자에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은 남부지방 위주로 태양광 발전을 하고 있는데 생산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쉽지 않다. 송배전망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서다. 현지에서 전력을 모두 소비해야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실정이다. 이 경우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어 남부지방에서는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철마다 태양광 출력제어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계획인 점을 고려하면 송배전망 구축 필요성이 대두된다.
전력기금이 부당하게 사용되는 것도 지적 대상이다. 정부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전력기금사업을 점검한 결과 총 7626건의 위법·부정 사례가 적발됐다. 금액으로 따졌을 때는 총 8440억원 규모다. 전력기금을 기반으로 진행된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전력 연구·개발(R&D) 등에서 각각 무등록 업체 계약, 쪼개기 수의계약, 부적절한 사업관리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정부는 지원금 환수 등 후속 조치를 시행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지난해 사용 적합성이 부족한 법정부담금으로 전력기금을 꼽았다. 계획된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여유자금 등으로 적립해 다른 사업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이유다. 이수원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엄격한 통제 없이 부과·징수가 이뤄지고 있어 정당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며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도는 저성장 구조에서 부담금이 민간경제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