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투자 원금 전액 배상 등 계약 무효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투자 원금 전액 배상 등 계약 무효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은행권이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에 나서는 가운데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이 28일 오후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분쟁조정 기준안을 수용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홍콩 ELS 자율배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은행권에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홍콩 ELS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율배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감독원의 권고대로 분쟁조정이나 소송 단계로 넘어가기 이전 자율조정으로 배상에 나서 금융소비자들의 유동성을 확보해준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자율배상 여부를 확정한 바 있다.


우리은행의 자율조정 대상 홍콩 ELS 금액은 415억원으로 당장 4월부터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손실 확정된 고객에게 조정비율 산정과 배상금 지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7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홍콩 ELS 분쟁조정 기준안을 수용키로 결의했다.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른 자율배상안을 마련해 신속한 투자자 배상절차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약 2조300억원으로 올 상반기 만기도래분 중 손실구간에 진입한 금액은 약 7500억원 수준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소비자보호그룹 안에 외부전문가 3인을 포함한 총 11명으로 구성된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위원회'와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지원팀' 신설해 ELS 자율배상 절차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손해배상 처리를 위한 체계적인 업무 수행을 지원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도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홍콩 ELS 자율배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인 가운데 이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이날, KB국민·신한은행은 오는 29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특히 홍콩 ELS 판매액이 커서 자율배상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KB국민은행도 자율배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주주 배임 문제보다 금감원 눈치보는 은행권

이처럼 5대 시중은행이 배임 우려에도 금감원의 분쟁 조정안을 수용해 자율배상을 받아들인 데에는 금감원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

금감원은 자율배상(사적화해)을 통한 자율배상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선제적으로 자율배상을 실시하면 배상 수준만큼 금융당국의 제재를 감경해주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다.

금감원은 두 달간의 검사를 통해 금융사의 조직적 불완전판매 정황을 확인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따르면 불완전판매를 한 은행들은 전체 판매액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낼 수 있다. 징벌적 과징금이 최대 수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21년 이후 은행권에서 판매된 홍콩 ELS는 총 19조3000억원으로 이론적으로는 50%인 9조6500억원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수산이 나온다.

이에 배임을 이유로 자율배상을 주저하던 은행들도 과징금을 끌어안기보다 자율배상을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웅권 관계자는 "주주들이 제기할 수 있는 배임 이슈보다 금융당국에서 내려질 수 있는 조 단위의 과징금 가능성이 압박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배상 절차는 대부분 다음 달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