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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재단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준비한 낭독 뮤지컬 '더 리더(The Reader & The Leader)'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3일 저녁 막을 올렸다.
작품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평소 즐겨 읽던 문학 작품과 함께 한 청년의 도전적인 삶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 박목월의 시 '4월의 노래',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 등이 포함됐다.
뮤지컬의 등장인물은 책을 좋아했던 기업인 '남자'와 그를 추억하는 딸 '여자', 그 외 다양한 인물을 번갈아 가며 맡는 주변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남자 역에 조상웅, 여자 역에 이희진 배우가 캐스팅돼 열연을 펼쳤다.
모두가 힘겨웠던 일본 강점기, 남자는 가족과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가 우유배달부터 시작해 차츰 비누, 껌, 초콜릿, 과자 등을 생산해 판매하는 사업가로 성장한다. 이후 한국으로 넘어와 테마파크와 호텔을 짓고 어린이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기업인이 된다.
힘겨운 삶 속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책이 들려주는 메시지로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주인공의 모습은 신 명예회장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장면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따온 기업명
평소 책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 명예회장은 작가의 꿈을 뒤로한 채 기업가로 성장했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았다. 사명 롯데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인 샬롯에서 따서 지은 것이다.롯데 곳곳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문학에 대한 애정을 찾아볼 수 있다. 잠실 롯데월드에는 민속박물관과 함께 피천득 기념박물관이 있으며 롯데월드타워에는 베르테르 가든이 조성되어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의 루프탑에는 샤롯데 가든에 롯데(샬롯)에게 고백하는 베르테르의 동상이 있고 롯데 호텔 서울 앞에는 푸시킨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낭독 뮤지컬 '더 리더'의 공연 시간은 약 75분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주인공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문을 배경 인물인 낭독단이 직접 읽어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무대 연출과 의상 등이 극의 집중도를 높였고 주인공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시대적 배경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당시 광고 화면이 스크린에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다만 세련된 미장센과 연출에 비해 전반적인 스토리 구성과 각본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신 명예회장의 삶이 비교적 건조하게 그려졌고 공연 내내 웃음 포인트나 반전 등이 없어 긴장감이 떨어졌다. 신 명예회장의 삶을 잘 모르는 관객이 본다면 이해하기 힘든 장면도 있었다. 고급스러움과 진지함을 조금 내려놓더라도 대중적이면서도 극적인 요소가 추가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일 열린 첫 공연에는 재단 장학생,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과 롯데 그룹 현·전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등이 참석했다. 낭독 뮤지컬 더 리더는 5월3~5일까지 5회차에 걸쳐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