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한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서 일부 의대는 여전히 개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수도권 한 의대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한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서 일부 의대는 여전히 개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수도권 한 의대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배정 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하면서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 확정을 위한 대학별 학칙 개정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거센 반발과 함께 의대생들도 수업 거부를 지속하겠다고 밝혀 학내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배상원 최다은)는 16일 의대 교수, 의대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재판부의 결정에 환영을 표하면서 의대 증원 절차를 기존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법원 결정 후 "사법부의 현명한 결정에 힘입어 더 이상의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재항고와 상관없이 정부와 각 대학은 2025학년도 모집인원 확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각 대학이 학칙 개정 작업에 나서는 것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5월 31일까지 홈페이지에 정원을 포함한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해야 한다.

의료계는 법원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의대생 등의 법률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대법원 재항고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대법원은 기본권 보호를 책무로 하는 최고법원이고, 정부의 행정처분에 대해 최종적인 심사권을 가지므로 재항고 사건을 5월 31일 이전에 심리·확정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의대 증원 정책은 순항하게 됐지만 의료계가 재항고 뜻을 밝힌 만큼 의대생이 학교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이달 말까지 수업 거부가 계속 이어진다면 사실상 1학기 전체가 파행에 이르는 셈이다.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를 우려하는 대학들은 수업 운영 방식을 변동하거나 학칙으로 정해둔 출석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학들이 이달 10일 교육부에 제출한 '의과대학 학사운영 관련 조치계획'에 따르면 '학기제'에서 '학년제'로 교육과정 운영을 조정하는 방안과 '학기제'를 유지하면서 집중이수제, 유연학기제 등을 활용해 학기 내 수업 일정을 조정하는 안 등이 나왔다.

1학기 한시적 유급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한 대학도 있다. 출석 일수 부족으로 F 학점을 받은 과목은 2학기에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법원 결정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대 정원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의대생들이 한 명도 피해 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최대한 제도를 유연하게 운용해서 모든 의대생이 수업에 돌아올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의사 국가고시 연기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