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경영계를 규탄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경영계를 규탄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야당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종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하면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표정이 엇갈린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은 시대적 요구라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노조의 파업이 일상화해 노사관계를 파탄낼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2일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켰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지만 야당 의원들끼리 단독으로 안건을 처리한 것이다. 야당은 노란봉투법을 법사위를 거쳐 오는 25일 열릴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고 사용자의 범위를 원청까지 확대해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폐기된 바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하자 마자 야당을 중심으로 4개 법안이 잇따라 다시 발의됐다. 내용도 강화됐다. 본회의에 상정될 법안은 4가지 법안을 절충한 것으로, 환노위 야당 간사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같은 내용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은 노조가입자 제한 요건을 폐지하고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 지배·결정능력이 있는 자'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쟁의행위의 범위도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확대했고 사용자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해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 같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그동안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았던 특고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노조할 권리가 주어지며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장과 교섭할 법적인 근거가 마련된다. 또한 노조의 파업으로 기업이 손해를 입더라도 노조에 법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된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하청 노동자에게 진짜 사장과 교섭할 권리,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았던 특고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노조할 권리, 저임금 노동자도 당당하게 파업할 권리를 보장하자는 법안"이라고 노란봉투법 통과를 지지했다.

한국노총도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특수고용노동자와 하청노동자, 손배·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들이 처한 긴박하고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정부와 여당은 더이상 국민 뜻을 거스르지 말고 개정안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용자의 범위 확대로 하청근로자와 직접 계약관계가 아닌 원청사용자와 하청노조 간의 단체교섭이 가능해져 하청사용자의 경영권·독립성이 침해되고 도급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노사간 관계가 대립적·투쟁적인 한국 노사 문화를 고려할 때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면 노조가 파업을 해결수단으로 활용하게 돼 파업이 일상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영단체들은 노란봉투법이 환노위를 통과하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지금이라도 국회는 개정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총은 "개정안은 손해배상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 불법 쟁의행위를 조장한다"며 "추상적 개념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노란봉투법에 반대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 우리 헌법과 민법, 노사관계 법·제도 전반에 걸친 원칙들과 심각하게 배치된다"며 "특정 소수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감면하고 기득권을 강화하며 노동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개정안에 대해 정부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장관이 노란봉투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