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경기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8회말 무사 1,3루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SSG 김광현이 KT 로하스에게 역전 쓰리런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4.10.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5위 결정전을 앞둔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순리'를 강조했다.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최대한 믿고 길게 끌고 간 뒤, 필승조 노경은과 마무리 조병현으로 이어 간다는 게 투수 운용 계획이었다.
유사시엔 이로운을 등판시킬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김광현이나 드루 앤더슨은 중간에 투입될 상황이 아니다"고까지 했다. 고영표와 웨스 벤자민 등 선발투수를 불펜에 대기시키겠다고 한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는 대비되는 모양새였다.
공언대로 SSG는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갔다. 선발 엘리아스가 1회 먼저 실점했지만 6회까지 버텨줬고, 타선이 점수를 뽑아 3-1로 뒤집었다.
마운드는 7회를 막은 노경은이 8회까지 책임지는 듯했다. 그런데 노경은이 KT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맞자 SSG 벤치가 움직였다.
그리고 마운드에 오른 이는 김광현이었다. 경기 전의 언급과는 다른 교체였다.
| 1일 오후 경기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SSG 공격 3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2루 주자 최지훈이 정준재의 적시타로 득점한 뒤 이숭용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2024.10.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무엇보다 김광현은 SSG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할 경우 선발 등판이 유력했기에 의아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9월 2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⅓이닝 97구를 소화했고 휴식일은 이틀 밖에 없었다.
나이도 만 36세의 베테랑이기에, 젊었을 때의 김광현 같은 구위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벤치의 선택이든, 김광현의 자원 등판이든 어느 쪽으로 생각하더라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이 승부수의 결과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됐다.
김광현은 대타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에 몰렸고, 후속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홈런을 맞은 뒤 고개를 떨궜다.
단기전에선 사령탑의 작전 구사, 특히 투수 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날 SSG는 '순리'대로 운용을 하지도 못했고, 승부수도 적중시키지 못해 더 큰 상처를 안아야 했다.
| KT 위즈 오재일. /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
반면 KT는 이날 '승부수'를 제대로 적중시켰다. 비록 선발 요원 고영표가 등판해 최정에게 홈런을 얻어 맞긴 했지만, 8회말 한 번의 찬스에서 '대타 카드'가 맞아떨어졌다.
무사 1루에서 SSG가 김광현을 등판시키자, KT는 김민혁 대신 오재일을 대타로 냈다. 김민혁은 후반기 KT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 중 하나였기에 교체 결정이 쉽지 않았다. 아울러 오재일 역시 김민혁과 같은 좌타자이기에 의아한 결정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재일은 안타를 때려 무사 1,3루의 찬스를 이어갔고, 이것이 로하스의 홈런까지 연결됐다.
로하스도 경기 후 사령탑의 '승부수'에 연신 감탄했다. 그는 "우리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를 빼는 선택은 모험으로 보였는데, 딱 들어맞았다"면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감독님은 '야구 천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엄지를 세웠다.
| 1일 오후 경기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KT 공격 8회말 무사 1,3루상황에서 로하스가 역전 쓰리런을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 하고 있다. 2024.10.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