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가수 백자가 국회에서 '탄핵이 다비다(답이다)'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랐다. 요즘 세대는 흔히 '인급동'이라 부르며 인기의 지표로 삼는 이곳에 캐럴 '팰리스 나비다'를 '탄핵이 다비다'로 개사한 영상이 올라온 것을 보며 기자는 2016년의 탄핵 정국을 떠올렸다.

대중문화는 특유의 갈등성을 가진 정치의 침투를 좀처럼 용인하지 않는데, 경계선이 흐릿해지는 이 현상이 당시 기억을 자극했다. SNS 피드가 지인들의 '집회 참여 인증샷'으로 가득한 장면도 마찬가지다. 20대 초반 탄핵을 목격했던 기자는 20대를 며칠 남겨두고 다시 탄핵을 요구하는 민심이 정치권을 밀고 들어오는 정국에 휩쓸려 들어왔다.


탄핵을 정조준하는 민심과 정면으로 맞서는 곳은 국민의힘이다. 탄핵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범야권 의석이 192석임을 고려하면 국민의힘 내 8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각론에서는 이견이 쏟아져 나오지만, 탄핵에 대한 부결 당론은 유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갈림길에 선 인물은 한동훈 대표다. 친윤석열계가 장악한 국민의힘 내 유일한 비윤석열계의 리더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탄핵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한 날 탄핵 가능성은 급격하게 낮아졌고, 그가 바로 다음 날 '조속한 직무 정지가 필요하다'며 '국민만 바라보겠다'고 발언한 직후에는 탄핵 가능성이 급속도로 치솟았다. 현재 탄핵안 통과 전망이 다소 수그러든 이유는 8표 이상의 이탈 표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한 대표가 탄핵 대신 한 총리와 함께 정국을 수습하기로 방향을 고쳐 잡으면서다.

한 대표는 탄핵에 대한 대안으로 내년 중 조기 하야를 내밀고 있지만, 민심의 방향을 돌릴 수 없는 이유는 '조속한 직무 정지'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활동을 하거나, 통제받지 않는 언론 활동을 하거나,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하겠다고 포고한 윤 대통령은 하야 전까지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설사 윤 대통령이 구속된다 한들 이를 대통령의 헌법상 직무 정지의 요건인 '사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해석의 여지가 크다. '즉시 하야'와 탄핵을 제외하고는 즉각적인 직무 정지가 담보될 수 없다.


나아가 윤 대통령이 임기를 포함한 정국 수습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고 한 약속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 계엄 발령 다음 날 한 대표와 만난 윤 대통령은 계엄의 정당성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도 계엄이 정당하다고 믿고 있을지 모를 윤 대통령의 선의에 기댄다면, 그 어떤 플랜도 완결성을 갖출 수 없다. 아울러 플랜의 또 다른 전제인 '이재명은 안 된다'라는 국민의힘의 최후 저항선은 '윤석열을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를 이길 그 어떤 명분도 없다.

한 대표는 지난 10월 청년들의 질문에 고대 아테네 지도자인 페리클레스의 "정치가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그걸 잘 설명할 수 있고 부패하지 않고 애국심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매일 아침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를 '공적 마인드'란 말로 치환하며 "개인적 성취가 아니라 공적 마인드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정지를 제외하고 민생이건, 경제건, 외교건, 국방이건, 교육이건, 의료건, 모든 국가적 영역의 미래가 위협받는 이 상황에서, '공적 마인드'가 도달할 결론은 어디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