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 29일 발표된 직후인 이날 오후 2시 서울시가 비판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이날 국토부 공급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정부가 29일 서울 도심 등 수도권에 6만가구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계획을 발표한 지 3시간 만에 서울시가 비판의 입장을 내놨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시의 우려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3만2000가구 공급 대상지가 발표됐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시청에서 국토교통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된 대책이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시장은 "시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금까지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전반에 대해 협조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주택 공급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대립할 사안이 아니라, 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동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지난해 10월부터 국토부와 협의에 임해 왔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오늘 여전히 한계가 많은 대책을 내놓았다"며 "시는 그간 실무협의를 통해 민간 정비사업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음에도 이번 정부 발표는 이러한 현장의 장애물은 외면한 채 '공공 주도 방식'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적용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가 당장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피력해왔다. 최근 시는 올해 이주가 예정된 사업장 43곳 중 39곳(91%)에서 정부의 과도한 대출규제로 이주비가 늘어나고 사업이 지연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시는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가 확대된 것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 공급을 제시했으나 그동안 서울시는 최대 8000가구를 주장해왔다. 김 부시장은 "시의 계획은 해당 지역의 주거비율을 적정규모(최대 40% 이내)로 관리하고 양질의 주거환경을 조성해 국제업무지구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원 태릉 CC 부지(6800가구 공급)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김 부시장은 "태릉CC 부지는 해제되는 개발제한구역 면적에 비해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개발제한구역은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전의 가치가 우선인 공간인 만큼 실효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장 여건과 주민 의사가 배제된 일방적인 대책은 과거 문재인 정부 8·4 대책의 실패를 반복하는 공염불이 될 것이 자명하다"고 꼬집었다.

시는 정부의 이번 대책이 당장의 공급 절벽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며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시장은 "설령 국공유지,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공급을 하더라도 발표된 부지들은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4개소를 제외하고는 빨라야 2029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며 "민간 주체가 더욱 원활하게 주택을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 대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15대책으로 인한 규제를 완화하기만 하면 진행 중인 정비사업들에서 이주가 가능하고 정부 대책보다 더 빠르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 공급을 위해 가장 빠르고 중요한 것은 10·15대책의 피해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