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이 정부의 1·29대책에 의한 신규 택지 공급보다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4일 진행된 주택 정책 간담회에서 오 시장이 정비사업 공급 효과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정부 1·29대책의 신규 택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주택공급을 이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최근 정부 규제가 오히려 서울 주택공급을 가로막고 있다며 공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오후 서울주택정책소통관에서 시민 120명과 만나 주택정책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31년까지 계획된 31만가구 착공 물량 중 약 30%(8만7000가구)는 순증 물량이다.



오 시장은 "정부가 서울 신규 공급 계획을 밝힌 물량이 3만2000가구인데 정비사업을 통한 순증은 그보다 2.5배 이상 많다"며 "숫자만 봐도 어느 쪽이 더 실질적인 공급인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축 주택이 늘어나면 주택 시장에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이처럼 효과적인 공급 수단을 억제하면서 빈 땅 공급만을 대책으로 내놓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정비사업 조합원 등 관계자들은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은 택지가 부족한 특성상 정비사업 지원이 필요한데 부족하다는 것이다.



권기백 서울시 정비사업연합회 이사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이주비 대출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한도 6억원으로 묶였는데 해당 조건으로 이주할 수 있는 곳이 과연 어디인지 묻고 싶다"며 "조합원들은 경기나 인천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비사업이 활성화되고 서울에 주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도 지적됐다. 권 이사는 "재건축은 조합설립 단계부터,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전매 제한이 적용되다 보니 사업을 고의로 지연시켜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

이주비 대출·전매 제한 '비상'

━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오후 시청 인근 서울주택정책소통관에서 시민 120명과 주택정책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조합원 811명)은 지난해 7월 통합심의를 마치고 오는 6월 이주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부 규제로 이주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합 통계에 따르면 현재 이주비가 약 1600억원가량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2주택자 515명은 LTV 40%가 적용되고 2주택자 296명은 LTV가 적용되지 않는다.

송경훈 면목동 모아타운 조합장은 "10·15 대책에서 규제 완화를 기대했지만 실제 나온 내용 중에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은 없었다"며 "부족한 이주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가장 큰 고민이자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송구하지만 서울시가 재량권을 가진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 답답하다"며 "대출 문제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중앙정부 권한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개선을 요청했지만 뚜렷한 답변이나 반응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주거 정책인 미리내집의 확대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신혼부부들이 원하는 양질의 미리내집은 결국 신축 아파트"라며 "신축 아파트가 지어져야 일부를 공공임대로 확보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사업이 지연되면 미리내집 공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는 매년 약 4000가구를 확보하기 위해 '마른 수건 짜듯'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