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이르면 오늘 결정된다. 노사 요구액 격차가 690원까지 좁혀졌으나 여전히 입장 차가 큰 가운데 공익위원들이 제시할 심의촉진구간이 막판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심의를 이어간다. 지난 회의에서 노동계는 9차 수정안으로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보다 8.7% 오른 1만122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올해보다 2.0% 인상한 1만530원을 내놨다. 최초 요구안 제시 당시 1680원에 달했던 양측의 간격은 690원으로 좁혀졌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보다 780원 낮췄고 경영계는 210원 높였다.
간극을 좁혔지만 적정 인상 폭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하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돌아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가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2.37%로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 2.66%보다 낮았다. 올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215만6880원)이 2025년 최저임금위원회 기준 월 생계비(275만4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생계비와 체감 생활물가를 반영한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내수 부진과 인건비 부담 누적 등으로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이 한계에 이른 만큼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업종별 구분 적용 부결로 내년에도 모든 업종과 사업장에 동일한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의 수용 능력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회의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 2명이 2.0%를 넘는 인상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퇴장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단체도 집회와 성명을 통해 인상 폭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노사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종 타결은 이날 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남은 행정절차 등을 고려할 때 최임위는 7월 중순까지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익위원들이 제시할 심의촉진구간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심의촉진구간은 노사 간 격차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한 뒤 해당 범위 안에서 추가 수정안 제출을 요구하는 절차다.
노사가 심의촉진구간 안에서 접점을 찾으면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합의가 불발되면 노사가 제출한 최종안이나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조정안을 표결에 부쳐 최종 결론을 낸다. 최임위가 노·사·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만큼 표결로 넘어가면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지난해에는 심의촉진구간 제시 후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2008년 이후 17년 만이자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8번째였다. 당시 공익위원들은 1만210원에서 1만440원 사이를 심의촉진구간으로 제시했다. 노사는 추가 수정안을 통해 격차를 200원까지 좁힌 뒤 1만320원에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익위원들은 노사 자율 합의를 최대한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지막까지 협상을 지켜본 뒤 심의촉진구간 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