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사진=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 이후 당내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서울시당 당직자에 의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됐고, 정성국 의원은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 '친한계 숙청'으로 해석됐던 당협위원장 교체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결정으로 보류됐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논의 결과 장동혁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전국 254곳 중 212곳을 대상으로 감찰을 실시한 결과, 평가 점수가 낮은 37곳에 대해 당협위원장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사무총장은 "해당 당협에 구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별 통보하고 지방선거에 기여할 것을 주문할 것"이라며 "지방선거 이후 재평가를 거쳐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당협위원장 교체는 보류됐지만 배현진 의원과 정성국 의원에 대한 제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배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 전 대표 제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며 서울시당 소속 21명 명의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에 서울시당 관계자는 서울시당위원장인 배 의원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춰졌다며 지난달 30일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정 의원의 경우 지난 2일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과의 말다툼을 계기로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가 윤리위 제소를 검토 중이다. 협의회는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정 의원의 사과문 내용을 살펴본 뒤 제소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이들을 포함한 친한계 의원 16명은 최근 한 전 대표 제명 직후 성명문을 통해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장 대표는 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이어지자 정면 돌파를 택했다. 원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에 장 대표는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한동훈 전 대표 징계와 관련해 당내 원내 의원들이나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제 사퇴나 재신임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며 "누구라도 내일(오는 6일)까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제게 재신임이나 사퇴를 요구한다면 곧바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사퇴하거나 재신임을 받지 못할 경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실망스럽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장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사퇴 요구에 대한 답이 아니라 사퇴하지 않기 위한 조건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며 "당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책임 정치가 아니라 계산 정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