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내수 침체를 뚫고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곳을 넘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공간 혁신' 전략이 객단가가 높은 고액 자산가(VIP)와 글로벌 관광객을 동시에 끌어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9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총매출은 7조4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61억원으로 0.4% 늘었다. 4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535억원, 1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18.6% 성장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신세계백화점만의 차별화된 공간 혁신 전략이다. 꾸준한 점포 리뉴얼과 '하우스오브신세계' IP 확장, 팝업스토어 유치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채롭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이주얼리와 럭셔리 워치 등 VIP 타깃 카테고리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이러한 전략은 개별 점포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 3조6717억원을 기록하며 9년 연속 전국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지난해 8월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을 열며 2년에 걸친 식품관 재단장을 마무리해 집객력을 극대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헤리티지'와 '더 리저브' 등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한 본점은 지난해 1조25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간 고도화는 방한 관광객 증가 흐름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신세계백화점 전점의 지난해 4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성장했고 연 매출은 6000억원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본점과 강남점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각각 82.3%, 52.3%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5%에서 4분기 5.7%로 상승했다.
지방 점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매출 2조2640억원을 달성하며 비수도권 점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개점 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410억원을 기록하며 중부권 최대 백화점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대구점이 1조66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출점한 모든 지역에서 1번점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백화점의 호조 속에 신세계는 지난해 전년 대비 4.4% 증가한 12조77억원의 총매출을 기록했다. 순매출은 5.5% 늘어난 6조9295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4800억원으로 0.6% 증가했다. 4분기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3조4196억원, 순매출은 6.2% 늘어난 1조9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725억원으로 66.4%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에도 점포별 상권별 최적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독자적인 콘텐츠들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신세계디에프의 인천공항 DF2 구역 철수 등 연결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과 맞물려 신세계의 중장기적인 도약을 이끌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미래를 위해 단행한 전략적 투자가 지난해 양적·질적 성장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며 "전략적 투자 성과의 결실에 더해 업계를 선도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올해도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