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결과에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이번 선고의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될 경우 주식가치 평가 시점을 언제로 두느냐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4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의 선고기일을 연다. 두 사람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은 올해 1월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 뒤 두 차례 조정기일을 거쳤으나 최종 성립에는 실패해 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번 재판은 SK㈜ 주식이 분할 대상으로 인정될지가 핵심 쟁점이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1297만5472주이다. 노 관장은 SK의 상장과 주식 형성 및 주식 가치 증가에 본인의 기여가 있었다며 절반 수준인 648만7736주의 분할을 요구해왔다.

이 부분에 대한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린다.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분할 대상에서 제외한 채 부동산과 예적금 등 규모의 재산만을 분할 대상으로 인정, 최 회장이 노 관장에 1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고 665억원 규모의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2024년 5월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법 비자금 300억원이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에게 전달돼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해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했다. 이로 인해 분할 대상 재산 규모가 4조원 가량으로 늘었고 노 관장의 분할 비율을 35%로 책정해 현금 1조3808억원을 재산분할액으로 선고했다. 위자료 역시 2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에 유입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불법 비자금은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으므로 이를 재산 기여로 인정한 2심 판결에 오류가 있다고 봤다. 이에 이혼 여부와 위자료 20억원 등은 그대로 확정한 채 재산분할 규모만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재산분할 규모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산분할 기준 시점에 따라 가액 산정이 달라질 수 있어 최근 급등한 주가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의 주가는 2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 종가 기준 16만원, 이혼이 확정된 대법원 선고일인 지난해 10월 16일 21만8500원,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인 지난달 26일 81만5000원이다. 최 회장은 2심 변론종결기일을,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판부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결정하는지에 따라 재산분할 규모가 최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할 경우 단순한 금액 다툼을 넘어 SK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분할액이 커질 경우 자금 마련을 위해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파기환송심 선고가 수년간 이어온 소송의 완전한 마무리는 아니다.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에 어느 한쪽이라도 불복해 재상고할 경우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