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주는데, 왜 집은 부족할까. 국내 주택정책의 일선에서 분투해온 30년 경력의 전문가가 주거 문제의 해법과 '살고 싶은 도시'를 향한 방안을 제시한다.
상상미디어는 오는 9일 이종선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이 저술한 '집, 도시를 말하다'를 출간한다.
저자의 진솔하고 독보적인 정책 선언문에 가까운 이 책은 '반값 아파트'라는 달콤한 환상과 주택보급률 100%라는 통계의 속임수를 걷어내고, 무주택자 44%의 민낯을 향해 비수를 들이댄다.
쇠퇴하는 서울과 역동하는 경기도가 마주한 거대한 딜레마를 집중 해부하며, 죽어가는 도시의 맥박을 다시 뛰게 할 미래 전략을 담았다. MZ세대의 자산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 지분적립형 주택 등 현장에서 즉시 작동 가능한 주거 혁신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집이 신분이 된 비정상 사회를 비판하며 도시와 집의 모습을 찾고자하는 바람으로 30년 내공을 쏟아부은 열정의 기록이다.
"집은 가족의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자,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기본 필수재다. 그러나 어느덧 집은 '주택 금융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투자와 투기의 수단으로 변질됐다."
나아가 어디에 사느냐가 신분을 증명하는 '지위재'로 전락했다. 거주 지역에 따라 상급지와 하급지를 나누고, 내 집이 서열의 정점에 오르기를 갈망하는 아우성 속에 '주거 양극화'는 현시대의 가장 아픈 단면이라고 저자는 서술했다.
그는 주택거래허가제를 도입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전용면적 50㎡ 이상이고 10억원 이상인 주택의 거래에 대해 허가제를 시행하면 저가 아파트는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허가대상 주택의 면적이나 가격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운영할 수 있다. 시민의 삶에 규제를 가할 때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 한다.
지금 문제되고 있는 것은 기존 주택에 대출을 제공하는 경우다. 6.27대책 이후 주택사업 경기전망지수가 급락해 주택사업자들은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신규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우려되며 주택담보대출이 생산적인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신규와 기존 주택시장의 대출구조를 차별화하는 방법도 수단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는 자금이 부족해도 상급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돕고 국내총생산(GDP)의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설시장도 침체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신규주택의 공급부족은 기존 주택시 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신규주택에 한해서 6.27대책을 완화하는 방안도 책에서는 언급된다.
"GTX가 생활권을 서울로 더욱 흡수하는 수단이 아니라 경기도와 GTX 인근 지역의 분산으로 이어져야 한다.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이 되는 올해 GTX와 고속철도는 서울의 기업이, 서울의 인재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유인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의 완성은 강남 근로자와 지방 근로자의 평균소득이 같아지는 시점이다."
이종선 저자는 고려대 졸업 후 1995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입사해 기획·총무·주택관리·주택분양·보상·인사 등 분야의 실무를 수행했다. 비서실장과 홍보실장, 공공임대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GH 기획경제본부장(상임이사)으로 이직해 현재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는 정치 구호로 전락한 주택 공약의 허상을 비판하며, 지분적립형 주택 등 현장에서 검증된 현실적인 자산 사다리 복원 모델을 제시힌다.
저자의 시선은 단순한 주거 통계를 넘어 대한민국 도시의 생존 전략으로 향한다. '기회도시'로서 역동하는 경기도의 혁신 모델과 '쇠퇴도시'로 접어든 서울의 위기 징후를 실무자의 안목으로 정밀 진단한다. 한강 리버버스부터 세운4구역 재개발의 딜레마, 성수동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거대 도시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이론에 매몰되지 않고 현장의 언어로 풀어낸다.
'야망계급'으로 대변되는 현대인의 욕망과 도시의 매력이 어떻게 부동산 정치와 맞물리는지 인문학적 시선으로 분석한다. 집은 더 이상 신분의 상징이 아닌 삶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은, 도시의 공간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치열한 답이다.